(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가 알바니아에 건설한 이주민 센터가 첫 입소자를 맞이한다.
이탈리아 해군 함정이 14일(현지시간) 첫 번째 이주민 그룹을 태우고 람페두사섬에서 출발해 알바니아로 향하고 있다고 안사(ANSA),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몇 명이 탑승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탈리아 최남단에 있는 람페두사섬은 아프리카·중동 이주민의 주요 기착지로 꼽힌다.
최근 개소한 알바니아 이주민 센터로 이송된 이주민들은 이곳에 마련된 수용소에 머무르며 망명 심사를 받는다. 그 결과에 따라 망명 허가를 받거나 본국으로 송환된다.
그러나 망명 심사를 통과하는 이는 소수에 그칠 것으로 현지 언론매체들은 전망했다.
이탈리아가 망명 허가의 기준이 되는 안전 국가의 대상을 기존의 15개국에서 21개국으로 최근 확대했기 때문이다.
안전 국가는 송환되더라도 해당 국가 정부의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없는 국가를 말한다.
이탈리아가 안전 국가로 선정한 나라에는 방글라데시, 이집트, 코트디부아르, 튀니지가 포함된다. 지난해 이 4개국에서만 이주민 5만6천599명이 이탈리아에 도착했다.
유럽연합(EU)은 알바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북마케도니아, 코소보,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튀르키예 등 7개국을 안전 국가로 선정하고 있다.
그 외의 EU 회원국은 독자적인 기준으로 안전 국가를 분류하고 있다. 물론 안전 국가 출신이라고 해도 망명을 받아주기는 하지만 극히 일부 사례다.
이탈리아 정부는 알바니아에 건설한 이주민 센터를 통해 연간 3만6천명의 망명 신청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제3국에 이주민 처리 센터를 설치함으로써 이주민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 대신 이탈리아는 알바니아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이탈리아가 이주민 문제를 제3국에 하청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다른 EU 국가와 영국에서는 '알바니아 모델'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고 안사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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