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대법원, 베를루스코니 '붕가붕가 파티' 재심 명령

입력 2024-10-15 03:24  

伊 대법원, 베를루스코니 '붕가붕가 파티' 재심 명령
입막음 사건 관련자 21명에 대해 새 재판 지시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세상을 떠난 지 1년 이상이 흘렀지만 그의 정치 경력에서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킨 '붕가붕가 파티'와 관련한 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탈리아 대법원이 14일(현지시간) '붕가붕가 파티'와 관련해 위증을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모로코 출신 카루마 엘 마흐루그 등 21명에게 무죄 판결한 원심을 깨고 재심을 명령했다고 안사(ANSA) 통신 등이 보도했다.
대법원은 엘 마흐루그 등의 위증 혐의는 공소시효가 만료됐지만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재심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붕가붕가 파티'는 베를루스코니가 총리 재임 시절인 2010년 밀라노 인근에 있는 자신의 호화 별장에서 개최한 질펀한 섹스 파티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당시 17세로 미성년자였던 엘 마흐루그, 일명 '루비'가 이 파티에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건이 크게 부각됐다.
이 사건은 여러 갈래로 재판이 진행됐다. 첫 번째 재판에서 베를루스코니는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갖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권한을 남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베를루스코니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2015년 대법원은 그가 해당 여성이 미성년자임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최종 무죄를 선고했다.
두 번째 재판에서 베를루스코니의 측근들은 '붕가붕가 파티'에 여성을 조달해 성매매를 방조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세 번째 재판은 베를루스코니가 엘 마흐루그를 비롯해 핵심 증인들에게 위증과 입막음의 대가로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는 등 증인을 매수한 혐의와 관련된 것이다.
베를루스코니는 증인들에게 돈과 아파트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처음에는 관대함에서, 나중에는 재판으로 인한 평판 손상에 대한 보상을 위해 그렇게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2월 밀라노 법원은 베를루스코니를 포함한 관련자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베를루스코니가 파티 참석자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제공한 것은 인정되나 이를 위증 교사의 증거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그로부터 4개월 뒤인 지난해 6월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밀라노 검찰은 판결에 항소했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재심을 명령함에 따라 베를루스코니 사후에도 '붕가붕가 파티'와 관련한 재판은 계속 이어지게 됐다.
'붕가붕가 파티'는 '스캔들 제조기'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던 베를루스코니의 여러 스캔들 가운데 가장 크게 그의 정치 경력과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 남아 있다.
또한 전 세계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탈리아의 국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도 평가받는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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