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가 2% 넘게 급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수요 예측치를 또 낮춘 데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 겹치면서 유가는 강한 하방 압력을 받았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73달러(2.29%) 급락한 배럴당 73.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58달러(2.00%) 밀린 배럴당 77.46달러에 마감했다.
OPEC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4년 수요 증가폭이 하루 190만 배럴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기존 예측치 하루 200만 배럴에서 10만 배럴 줄어든 수치다.
OPEC은 내년 수요 증가폭도 하루 170만 배럴에서 하루 160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OPEC은 이날까지 포함해 세 번 연속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 유가는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을 비롯해 주요국의 수요 둔화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이 상충하는 흐름이다. 중국의 수요 둔화는 유가를 끌어내리는 재료인 반면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은 공급 불안을 야기해 유가를 밀어 올리는 재료가 된다.
OPEC의 이날 발표로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산되면서 유가는 가파르게 떨어졌다. 앞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관측에 최근 유가가 급등했던 만큼 이날 급락에는 차익 실현 성격도 묻어난다.
지난 주말 중국 란포안 재무부 장관의 기자회견도 원유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주말 간 중국 재정부(재무부)는 지방정부가 특수채를 발행해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방안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분양 주택 매입에 투입될 수 있는 자금과 연내 실제로 추가 발행될 수 있는 특별국채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이날 "중국이 초장기 특별 국채를 활용해 6조 위안을 조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국채는 3년에 걸쳐 발행되고 중국의 지방정부들이 장부 외 부채들을 청산하기 위해서도 일부 쓰이게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소식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PVM의 타마스 바르가 분석가는 "중국의 통화 부양책은 경기 부양에 실패했고 중국 재무부가 주말에 더 많은 돈을 빌리겠다고 발표한 것은 진부한 표현과 문구로 가득 차 있다"며 시장을 안심시키거나 설득력 있는 세부 내용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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