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81달러 넘었던 브렌트유 선물, 75달러대로 떨어져
시티리서치 "브렌트유 강세장 전망치 80→120달러로 상향"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석유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공격 우려까지 줄어들면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73달러(2.29%) 내린 배럴당 73.83달러에 장을 마쳤다.
12월물 브렌트유 가격도 전장 대비 1.58달러(2.00%) 떨어진 배럴당 77.46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시간 15일 오전 9시 35분 기준 WTI 가격은 71.89달러, 브렌트유 가격은 75.46달러로 낙폭을 키운 상태다.
이날 유가 하락에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수요 증가폭 예측치 하향 등이 영향을 끼쳤다.
중국 재정부는 12일 기자회견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국채 발행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면서도 발행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경기 둔화 등의 여파 속에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로 9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고, 1∼9월 수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왔다.
OPEC은 올해 수요 증가폭 전망치를 기존 하루 200만 배럴에서 190만 배럴로 낮췄다. 이는 3차례 연속 하향 조정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뉴욕 장 마감 후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WP는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내 석유나 핵 관련 시설보다는 군사 시설을 타격하려 한다는 의사를 미 행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고, 이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프리미엄(웃돈) 감소로 이어졌다.
하마스·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을 쏜 뒤 이스라엘이 보복 의지를 밝히고 이란의 석유 시설 타격 가능성 등이 거론되면서 WTI와 브렌트 선물 가격은 이달 한때 각각 78달러와 81달러를 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시티 리서치는 이날 4분기와 내년 1분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각각 74달러, 65달러 수준일 것이라는 기본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강세장 전망치는 상향했다.
강세장에서는 4분기와 내년 1분기 가격이 기존 80달러보다 높은 120달러로 오를 수 있고, 이러한 가능성도 기존 10%에서 20%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수요 약화에도 불구하고 중동의 지정학적 충돌로 2022년 우크라이나전 때처럼 공급에 지장이 생길 경우 유가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시티 리서치는 산유국 모임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12월 증산 및 공급 우려 약화로 약세장이 펼쳐질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각각 60달러, 55달러로 내려갈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한편 이날 달러 가치는 8월 8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 중 한때 103.358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하 전망으로 지난달 27일 100.157까지 떨어진 뒤 3.2%가량 오른 것이다.
한국시간 15일 오전 9시 35분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96 내린 103.202 수준이다.
달러 가치 강세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17일 금리 인하 전망에 따른 유로화 약세, 미국의 다음 달 '빅컷'(0.50%포인트 기준금리 인하) 전망 약화 등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달러 강세로 금값 상승은 제한됐으며 금 현물 가격은 전장과 같은 온스당 2,648.48달러다.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한때 66,000달러를 넘어섰으며,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9시 45분 기준으로 24시간 전 대비 5.32% 오른 65,918달러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