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장내서 고려아연 지분 추가 매집 나설듯…박빙 표대결 대비

입력 2024-10-15 10:48   수정 2024-10-15 14:27

MBK, 장내서 고려아연 지분 추가 매집 나설듯…박빙 표대결 대비
안정적인 과반 의결권 확보 목표…2차 가처분소송 준비 주력
"가처분 기각돼도 표대결 나쁘지 않지만…인수 이후 경영 문제"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고려아연[010130] 지분 5.34%를 공개매수로 추가 확보하며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MBK파트너스가, 안정적인 의결권 지분 과반 확보를 위해 장내에서 추가적인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영풍[000670]은 전날까지 한달여간 진행된 공개매수로 고려아연 지분 총 38.47%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경영권을 수성해야 하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와 우군 세력의 현 지분율 33.99%보다 앞선 상태다. 최 회장 측 지분은 베인캐피털이 공개매수로 확보할 수 있는 최대 목표수량(2.5%)과 처분이 가능한 기보유 자사주(1.40%) 등을 모두 더해도 37.89%여서, 추후 주총 표 대결 상황을 가정하면 영풍·MBK 연합이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려아연의 나머지 기보유 자사주(1.01%)는 한국투자증권과 체결한 자사주 신탁계약으로 묶여있어 내년 2월께나 처분이 가능한 상태다. 주주명부가 확정되는 연말까지는 상호 교환이나 제3자 처분 등을 통해 의결권을 살릴 수 없어 사실상 '묶인 지분'으로 볼 수 있다.
다만 MBK로서도 안정적으로 의결권 지분 50%를 확보했다고 할 순 없기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MBK가 조만간 장내 매집 등을 통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앤컴퍼니[000240] 경영권 분쟁 당시 조양래 명예회장은 공개매수가 진행되던 중 장내에서 지분을 대량 매수해 조현범 현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했다.
당시에도 '공격자' 위치에 있었던 MBK는 자사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의도로 조 명예회장이 지분 매입, 시세조종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 요청서를 제출했으나 당국은 사안을 들여다본 뒤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035720]가 하이브[352820]의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고가매수·물량소진주문 등 시세조종행위를 했던 것과 달리, 경영권을 위한 단순 지분 매집이라면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
이 같은 선례에 비춰보면 MBK 역시 안정적인 의결권 지분 과반 확보를 위해 장내에서 고려아연 주식을 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MBK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한 2차 가처분 소송 준비에도 매진하고 있다. 심문기일은 오는 18일로 예정됐다.
MBK로선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이 기각돼도 의결권 지분 측면에서는 크게 불리하지 않지만, 인수 이후 회사 경영을 위해서는 부채비율을 급증시키는 차입 공개매수를 두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전날 공개매수가 종료되고 난 뒤 MBK는 입장문을 내고 "3조원이 넘는 대규모 차입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는 고려아연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발생시킬 것"이라며 자사주 공개매수가 중단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사주 공개매수 가처분이 인용돼 절차가 중단된다면, 의결권 비중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장내 지분 매집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오는 23일까지 진행될 공개매수 기간에는 장내 지분 매집을 할 수 없다. 자본시장법 140조는 공개매수자와 그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기간 공개매수 이외의 방법으로 동일 주식을 매수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최 회장 측은 다각도로 대응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or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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