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이하 S&P)은 저소득국이 부채 부담과 높은 차입비용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흥시장 국가 채무 불이행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 회사인인 S&P는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외화 부채에 대한 채무 불이행 빈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P는 "채무불이행 후 부채 구조조정을 마친 국가들은 과거보다 신용등급이 낮고, 이는 반복적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세계적으로 국가 신용 등급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S&P는 "부채 증가와 차입비용 상승으로 인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자본 유출은 가속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빠르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금리가 하락하고 잠비아, 스리랑카 등이 채무불이행에서 벗어나고 있긴 하지만, 많은 국가는 외화 부채를 상환할 자원이 부족하고 자본에 접근하기도 어렵다고 FT가 전했다.
케냐와 파키스탄 등은 올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등을 받아서 채무불이행을 겨우 피했지만, 이자율이 두 자릿수에 달해서 채권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사실상 막혔다.
S&P는 "각국이 채무불이행하기 전 해에 세수의 5분의 1을 이자 지급에 사용했으며, 경기가 침체하고 물가상승률이 두 자릿수로 치솟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2020년 이후 발생한 채무불이행은 2000년 이후(45건)의 3분의 1이 넘는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재정이 압박받으며 잠비아,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등 7개국이 외화 부채를 갚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과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등 8개국이 2022년과 2023년에 채무불이행을 했다.
S&P는 "1980년대와 비교해서 부채 구조 조정에 걸리는 시간이 훨씬 길다"며 "여러 해 동안 채무불이행 상태에 있는 국가는 거시경제적 영향을 더 심각하게 받고, 이는 향후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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