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중국과 필리핀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양측 선박이 또 충돌했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수산청(BFAR)은 지난 11일 중국 해상민병대 선박이 남중국해 티투섬 인근에서 정기 순찰 활동 중인 수산청 소속 선박 2척 중 1척을 옆에서 고의로 들이받았다고 전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수산청은 이 충돌로 피해 선박 우현 뱃머리 쪽이 파손됐으나, 계속 위치를 지키며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수산청은 충돌 직전 중국 선박이 바짝 접근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이번 충돌은 지난 8일 남중국해에서 중국 선박이 필리핀측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한 이후 사흘 만이다.
수산청은 지난 9일에는 전날 스카버러 암초 근처에서 중국 해경선들이 수산청 소속 선박 2척을 향해 물대포를 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선 안쪽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주변국과 마찰을 빚어왔다.
특히 필리핀 선박에 중국 해경선이 물대포를 발사하는 등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지며 양국은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한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최근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자국이 중국으로부터 "계속해서 괴롭힘과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간 충돌을 방지하는 남중국해 행동 강령을 마련하기 위한 아세안과 중국 간 협의를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아세안과 중국은 2026년까지 남중국해 행동 강령을 완성하기로 하고 강령 초안 작성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지만 구속력 여부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아세안 정상들은 회의 폐막 후 발표된 의장 성명에서도 남중국해 행동 강령을 조속히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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