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KT[030200] 이사회가 15일 통신 네트워크 운용·관리를 맡는 자회사 설립을 논의한 가운데, KT 노동조합은 자회사로의 전출 조건 등이 불이익에 해당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 KT OSP와 KT P&M(가칭)을 설립하는 안건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업무 및 경영 효율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두 회사는 KT 지분율 100%로 설립된다. KT OSP는 선로 통신시설 설계·시공 등을, KT P&M은 국사 내 전원 시설 설계 등을 맡을 예정이다. 두 회사 출자금은 각각 610억원과 100억원이다.
설립 과정에서 KT는 신설 기업 또는 기존 그룹사로 전출을 진행하고 이를 원하지 않는 직원에게는 특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인데, KT 제1노조인 'KT노동조합'과 제2노조인 'KT새노조'는 전출 조건이 좋지 않아 근로자의 선택권이 박탈될 위험이 있고 KT 통신 인프라 경쟁력 또한 약화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KT는 KT OSP의 경우 기존에 관련 직무를 담당하던 4천400명의 77%에 해당하는 3천400명을, KT P&M의 경우 기존에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420명의 90%에 해당하는 380명을 선발해 전출할 예정이다.
이때 실 근속 10년 이상인 자는 전출 후 KT 기본급의 70%를 지급하고 기존 기본급과 차액의 3분의 2는 정년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해 일시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실 근속 10년 미만인 자는 기본급 수준이 낮은 점을 감안해 KT 기본급의 100%를 유지하기로 했다.
KT IS 등 기존 그룹사로의 전출 대상은 170명인데, 이들은 전출 시 KT 기본급의 50%로 기본급이 줄어든다. 이를 보전하기 위한 일시금은 지급된다.
이 같은 계획에 반발해 KT노동조합 중앙본부는 전날부터 철야 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날부터는 전국 8개 지방 본부가 모두 철야 농성에 나설 예정이다.
KT노동조합 관계자는 "신설 법인을 만드는 것은 회사의 자율적인 결정 사항이지만, 전출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상응하는 대우를 해야 한다"며 "현재 안은 복지제도 연계도 보장돼있지 않아 불이익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계획안은 노조와 조정이 하나도 안 된 사항이므로 회사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노동조합 간부진들은 16일 KT광화문 사옥에 모여 단체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예상 참여 인원은 300여 명이다.
KT새노조도 이날 국회 소통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KT새노조는 "비용 절감을 위한 인프라 전문 직군의 분사는 좋은 일자리를 값싼 일자리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통신기업 근원의 경쟁력을 해치고, ESG 경영 차원에서 지역사회 공헌에 이바지했던 지역 일자리 차원에서도 더욱 열악한 고용구조를 양산하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결정이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과 배치된다는 점도 노조 반발을 심화시키고 있다.
한편 새로 설립되는 자회사는 내년 1월 1일 자로 법인 설립 등기를 마칠 예정으로 알려졌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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