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내달 18∼1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브라질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체포해달라고 요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14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푸틴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해달라고 브라질 당국에 촉구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어린이 불법이주 등 혐의로 푸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의 해외 방문이 예상되는 나라에 영장 집행을 요구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영장 발부 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초 ICC 가입국 몽골을 방문했으나 체포되지 않았다. 외신들은 러시아가 푸틴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몽골 당국으로부터 불체포 확약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ICC 가입조약인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에는 '긴급인도구속 또는 체포·인도 요청을 접수한 당사국은 즉시 체포를 위한 조치를 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당사국이 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 방안은 없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브라질에 가더라도 몽골 방문 때처럼 체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해 자신이 대통령으로 있는 한 푸틴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도 체포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비난이 쏟아지자 "결정은 법원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브라질은 왜 ICC 규정에 서명했는지 협정 과정을 살펴볼 것"이라고도 했다.
브라질은 신흥 경제국 모임인 브릭스를 함께 이끄는 러시아의 우호국이다. 지난 5월에는 중국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 방안으로 이른바 '여섯 가지 공동인식'을 발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이 내세우는 '우크라이나 평화 공식'에 어긋나는 브라질과 중국의 종전 해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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