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고온 수전해 전지의 급격한 성능저하가 일어나는 원인을 나노미터(㎚, 10억분의 1m) 단위에서 실험적으로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수소에너지소재연구단 장혜정, 윤경중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첨단 투과전자현미경(TEM)을 사용해 수전해 전지 셀의 성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초기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고체산화물 수전해 전지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데 있어 가장 높은 효율성을 보이지만, 공기 전극이 분리되면서 급격한 성능 저하를 보이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성능 저하와 재료가 열화되는 근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아 상용화를 가로막아 왔다.
이에 연구팀은 수전해 전지의 공기전극과 전해질 사이에 발생하는 열화 원리를 TEM 회절분석과 이론 계산을 통해 분석했다. TEM은 물질에 전자를 투과시켜 나노미터 크기의 물질 형태를 분석할 수 있는 장비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수전해 반응이 일어나도록 산소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이트리아 안정화 지르코니아'(YSZ)라는 전해질 표면에 산소 이온이 축적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산소 이온이 원자 구조를 변형시켰고, 그 결과 공기 전극과 전해질 사이 균열이 발생하면서 전지 성능 저하를 유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표면에 형성된 응력과 결함을 시각적으로 분석해 열화가 유발된 초기 단계에서 이온과 원자, 나노 결함, 기공, 균열 간 상관관계를 밝히는 데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고온 수전해 전지를 오랜 기간 운전할 때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를 해결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할 재료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장 책임연구원은 "고온 수전해 전지의 내구성과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해 청정 수소 생산의 경제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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