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유력 일간 가디언, 한강 작품 독자 인터뷰로 조명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작품들은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 여러 언어로 번역돼 전세계 독자에게 다가갔다.
영국 유력 일간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세계 각국 독자에게 한강의 소설들이 어떤 의미인지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 작품을 조명했다.
프랑스 파리에 사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미아 코바치치 씨는 '채식주의자'를 처음 읽었다며 "자신이 알고 있던 모든 것과 헤어지는 여성에 관한, 아주 인간적인 책이기에 아주 페미니즘적인 책"이라고 평했다.
'소년이 온다'에 대해서는 "소름 돋고 폭력적이어서 고통스러웠다"며 "내가 (1980년 광주 시위의) 학생들과 함께 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코바치치 씨는 "모든 한강의 책으로부터 고통스러운 변화를 겪었다"며 "한강이 인정받아 너무나 기뻤다. 그는 세계 어디서나 들려 마땅한 특별한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한국어를 공부 중이라는 뉴욕 시민 제니 리드 씨는 '소년의 온다'와 관련해 "1980년 학생들에게 가해진 폭력은 우리가 전 세계에서 반복해서 보는 일"이라며 "내가 미국에서 펼쳐질지 모른다고 두려움을 느끼는 그런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을 미디어 보도로 접하면 어떤 거리감 같은 게 있는데 한강의 글은 그러한 거리감을 지워버렸다"며 "그의 글은 마음 깊숙이 관통해 마치 내 아들의 급우들을 잃어버린 것 같은 상실감을 느꼈다"고 평했다.
영국 뉴캐슬 인근에 사는 카피라이터 캐서린 윌드먼 씨는 "올해 그리스 스키아토스에 '희랍어 시간'을 들고 가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지만 모든 게 일어나는 책'이라고 많은 사람에게 추천했다"며 "친절함의 힘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글은 설득력 있고 긴박하며 진실하다"며 "예기치 못한 펀치다. 그의 작품을 만나 너무 기쁘다"고 강조했다.
포르투갈에서 중세 문학을 연구하는 우구 마이우 씨는 "한강의 특별한 점은 주제의 심각성과 날 것의 잔혹성이 이 강렬한 언어, 부끄러움 없고 끊임없는 끔찍한 아름다움과 결합했다는 것"이라며 "그는 강한 감정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또 "노벨상 발표 후 뛸 듯이 기뻤다"며 "서구에선 동아시아 소설에 대한 관심이 늘 부족했고 여성 작가에 대해서도 특히 그랬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야 바로잡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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