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관료주의 세계 챔피언'을 자인하는 독일에서 중앙부처 공무원 자리가 10여년 새 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경제협회(VBW)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연방정부 공무원은 2013년 1만5천18명에서 올해 2만2천87명으로 7천69명(47.1%) 증가했다.
부처별 증가 인원은 경제·기후보호부(898명), 총리실(860명), 외무부(745명)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새로 생긴 공무원 자리는 특히 간부급 고위직이 많았다. 보건부는 코로나19 위기로 크게 불어난 몸집을 팬데믹 이후에도 되돌리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이 기간 중앙공무원 인건비 증가율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의 배 이상이었다고 지적했다.
법률과 명령 등 연방 차원의 각종 규제는 2010년 약 8만건에서 올해 약 9만6천건으로 20% 늘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프라이부르크대 재정경제학과 베른트 라펠휘셴 교수는 "연방 공무원은 새로운 법적 요건을 관리하는 게 아니라 규제를 만들기 위한 자리"라며 "연방 공무원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규제가 생긴다"고 꼬집었다.
유럽에서도 악명 높은 독일 관료주의는 최근 경기침체의 원인 중 하나로도 꼽힌다. 정부는 관료주의로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을 올해 670억유로(약 99조원)로 추산한다.
독일 정부는 2019년부터 법률을 고쳐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인정한다. 마르코 부슈만 법무장관은 지난 3월 제4차 관료주의 철폐 법안 패키지를 내놓은 뒤 "독일은 관료주의 세계 챔피언"이라면서도 "몇 년 동안 쌓인 뱃살처럼 버튼 한 번 눌러서 하룻밤에 없앨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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