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저조한 지지율에도 연임 도전을 선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난민대책과 관련해 총리직 신임투표를 시사했다.
16일(현지시간) 슈피겔과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숄츠 총리는 전날 사회민주당(SPD) 원내교섭단체 회의에서 흉악범죄 대책과 난민 혜택 축소 등을 담은 이른바 '보안 패키지'를 두고 "법안은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할 경우 내 기회를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법안이 의회에 상정되기도 전에 반발에 부딪히자 법안 통과와 자신의 거취를 연계해 총리 신임투표를 부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연방정부는 지난 8월 시리아 출신 난민이 지역 축제 행사장에서 흉기를 휘둘러 3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공공장소에서 무기 소지를 규제하고 불법 이민자 복지혜택을 줄이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전날 SPD 내부 예비투표에서 의원 207명 가운데 20∼25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신호등 연립정부 파트너인 녹색당과 자유민주당(FDP)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제1야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은 난민 대책이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며 이미 반대로 당론을 정했다.
연정 내 진보 진영에서는 복지혜택을 줄일 경우 난민 최저생계 수준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SPD 청년사회주의자 그룹의 필리프 튀르머 대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 대신 난민을 희생시킨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숄츠 총리가 신임투표를 시사해 법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협박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포르자의 설문에서 SPD 지지율은 16%로 CDU·CSU 연합(31%)의 절반에 그쳤고 극우 독일대안당(AfD·17%)에도 뒤졌다. 총리를 직접 뽑을 수 있다면 숄츠 총리에게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는 24%였다. 숄츠 총리는 내년 9월로 예정된 연방의회 총선에서 총리직 연임에 도전하겠다고 이미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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