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조 맞춰 '신중 모드'…사무총장 "한국의 나토 동맹들 '방산 지원'에 사의"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6일(현지시간) 북한의 러시아에 인력을 지원했다는 우크라이나 주장에 "현 단계에서는 관련 보도를 확인할 수 없으나 심히 우려스럽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파병 가능성에 대한 거듭된 질의에는 "설사 그것(파병)은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북한은 이미 (무기로)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고 답을 대신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의회에 출석해 북한이 러시아 공장 대체 인력과 군 인력을 보낸 사실을 자국 정보기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달 초부터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들은 파병설을 잇달아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나토는 미국 기조에 맞춰 사실 여부에 대한 언급을 삼간 채 신중함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전날 전화 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한 질의에 "우리는 독립적으로 그 보도에 대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보도를 확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보도는) 최근 수개월간 하루에 1천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현대전에서 예외적으로 역사적인 수준으로 러시아가 고통을 받는 시기에 나온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17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열리는 나토 국방장관회의를 하루 앞두고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 뤼터 사무총장은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 파트너국(IP4)의 첫 참석에 의미를 부여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단순히 회의 참석이 발신하는 메시지뿐 아니라 나토-IP4 관계의 내용이 훨씬 더 중요하다"며 "우리는 특별히 (IP4와) 혁신, 공급망, 그리고 방위산업 생산 협력을 증대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답변에는 "한국이 나토 동맹들이 첨단 기술과 방위산업 생산품에 접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대해 정말로 감사의 뜻을 전달하고 싶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국은 매우 빠른 속도와 수용가능한(acceptable) 가격으로 (군수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한국이 일부 나토 회원국들과 맺은 대규모 방산 수출 계약을 의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및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으나 살상무기 지원에는 선을 긋고 있다.
뤼터 사무총장 역시 이 문제가 한국에서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나토의 우크라이나 기금 참여를 비롯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정치적 및 실질적 지원이 정말 많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에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모든 이들에게 가능한 경우 더 많이 지원해달라고 요청은 하지만, 이 자리에서 한국을 비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