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장점 질문에 "생존력…경선 탈락자가 후보" 조롱
자신 재임기 실수 묻는 말에 "다시는 안 쓸 사람 기용한 것"
(서울·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강병철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 가운데 하나인 히스패닉 유권자들 앞에 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대선을 20일 남겨둔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진행된 스페인어 방송 유니비전과 타운홀 미팅에서 이민 정책을 포함해 주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정견을 밝혔다.
국경 봉쇄를 포함해 불법 이민에 대한 초강경 목소리를 높여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자들을 앞에 두고는 최근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은 범죄자와 마약상들이라면서도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그는 "우리는 노동자들이 필요하고, 그들이 들어오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그들은 합법적으로 입국해야 하며, 우리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 아이티 이주민들이 이웃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자신의 주장과 관련, 정말로 그렇게 믿는지를 묻는 말에는 "나는 단지 보도된 것을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나는 그곳에 가볼 것이며 살펴볼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여러분에게 완전한 보고를 하겠다"면서 "그러나 그 내용은 신문에 있었으며 상당히 광범위하게 보도됐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에서 초당적으로 합의한 국경 강화 정책이 자신의 반대로 무산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비롯해 다수의 압박성 질문에는 제대로 답하지 않고 특유의 엉뚱한 답변으로 위기를 피해 갔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경쟁자인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장점을 묻는 말에 "생존 능력"이라고 조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생존 능력을 칭찬한 이유로 해리스 부통령이 2020년 대선 경선 때 중도 하차한 사실을 거론하며 "그녀는 경선에서 탈락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대선 후보가 됐다"며 이같이 지목했다.
그는 이어 "그녀는 미국에 끔찍할 정도로 해를 끼쳤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녀는 상당히 긴 우정을 가진 것 같고 좋은 면도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녀의 일부 발언이나 특정한 방식의 행동을 좋아한다"면서도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그것은 미국에 매우 나쁘다"고 말했다.
1·6 의사당 폭동 사태에 대해선 "사랑의 날"이라며 "어떤 것도 잘못된 것이 없으며 아주 강력한 조치도 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십만의 사람들이 워싱턴에 왔다. 그들은 내가 아니라 선거 때문에 몰려온 것"이라며 "그들 중 일부는 의회까지 평화롭고 애국적으로 행진했으며, 아무것도 잘못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이 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임기 중 실수를 묻는 말에는 "우리는 강력한 국경이 있었고 경제도 훌륭했다"면서 "그러나 나는 다시는 쓰지 않을 사람을 임명했다"고 답했다.
이는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트럼프 정부에 있다가 반(反)트럼프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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