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출 세계 8위지만 서비스수출은 18위권…"서비스산업 국제경쟁력 약화"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한국의 서비스 수출 비중이 2000년 이후 15∼16% 수준에서 정체된 가운데 서비스 산업을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7일 발간한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 수출 동향 및 국제 경쟁력 진단'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상품 수출은 세계 8위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서비스 수출 규모는 세계 18위권으로 1천235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또 최근 10년간 한국의 상품 수출액은 연평균 13.1% 증가세를 보인 데 비해 서비스 수출액은 연평균 1.7% 증가에 그쳤다.
보고서는 "최근 10년간 일본, 독일, 네덜란드 등 주요 제조업 강국들이 서비스 수출 비중을 빠르게 늘려온 것과 대조적"이라며 "한국의 서비스 수출 비중은 2000년 이후 15∼16%에 정체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무협이 무역특화지수(TSI)와 대칭적 현시비교우위지수(RSCA)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 사이 한국 서비스 산업의 국제경쟁력이 크게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TSI는 특정 산업의 수출·수입 편중도를 나타내는 지수다. -1에 가까울수록 수입에 특화돼 있고, +1에 가까울수록 수출에 특화돼 있음을 의미한다.
RSCA는 특정 산업의 비교우위·비교열위를 나타내는 지수다. -1에 가까울수록 비교열위, +1에 가까울수록 비교우위임을 나타낸다.
한국 서비스 산업의 TSI는 2013년 -0.030에서 지난해 -0.097로 하락하면서 수입 편중도가 심화했다.
RSCA는 2013년 -0.136에서 지난해 -0.205로 하락해 한국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이 비교열위에 가까워졌음을 나타냈다.
보고서는 "서비스 산업의 주력 수출 업종인 운송업의 수입 특화 전환, 여행·기타사업서비스의 수입 특화 지속, 유지보수·보험·금융 업종의 비교열위 지속 등이 한국 서비스 산업 전반의 경쟁열위를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반면 콘텐츠, 정보통신(IT) 등 일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국제 경쟁력은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문화·여가 업종은 한류 콘텐츠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주요 11개 업종 중 유일하게 수출특화와 비교우위로 동시에 전환됐다.
따라서 보고서는 한국 서비스 산업의 양적 수출을 확대하고 질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기업 육성의 법적 근거가 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재제정 논의 등도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김무현 무역협회 연구원은 "글로벌 상품 교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서비스 산업을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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