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전란 속 경제활동 중단에 전체인구 '빈곤상태' 진단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 발발 1년 만에 국내총생산(GDP)이 85% 가까이 급감하고 실업률은 약 8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팔레스타인 내 이스라엘 점령지의 경제 지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스라엘 점령지는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동예루살렘, 시리아 골란고원 등지를 지칭한다.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지난 가자지구의 경제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ILO는 "전례 없는 경제 악화"라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실질 GDP는 작년 10월부터 지난달 사이 8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요르단강 서안의 GDP 감소율은 21.7%였다.
실업률은 가자지구가 79.7%에 달했고, 서안은 34.9%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가자지구와 서안 등 팔레스타인 내 이스라엘 점령지의 실질 GDP 감소율은 지난 1년간 평균 32.2%이고 실업률은 51.1%"라며 "이 지역의 경제가 악화한 정도는 앞서 발생했던 사례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가자지구는 인구의 거의 100%가 빈곤 상태에 놓였고 서안의 빈곤율은 2023년 12%에서 올해 중반 현재 28%까지 올라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가자지구의 경우, 전란 속에 주택과 인프라가 파괴됐고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중단된 점, 노동자와 고용주의 잦은 이주로 일자리가 완전히 사라졌거나 필수 재화·서비스 중심의 비정규 일자리로 대체된 점이 경제 악화의 배경으로 꼽혔다.
서안 지역도 이스라엘에 의한 인적·물적 이동의 제한, 무역 규제에 따른 공급망 차질, 팔레스타인인들의 고용 기회 제한 등으로 인해 경제가 급격히 나빠졌다고 보고서는 부연했다.
루바 자라닷 ILO 아랍 지역 국장은 "가자지구의 전쟁은 인도적 위기나 물리적 파괴 상황을 넘어 이 지역의 사회경제적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꿨다"며 "앞으로 전쟁의 영향은 여러 세대에 걸쳐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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