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이후로 우크라이나 국토 4분의 1 이상이 지뢰 위험지역으로 묶이면서 연간 15조원 넘는 경제 손실이 났다고 유엔이 지적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1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지뢰가 많이 매설된 국가로 평가되는 우크라이나는 국토의 4분의 1인 약 13만9천60㎢가 전면 출입 금지 상태인 지뢰 위험지대"라고 밝혔다.
지뢰 위험지대는 현장 조사와 지뢰 제거가 마무리되기까지 아무도 이용할 수 없다.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게 되면서 농경지와 각종 발전시설 용지, 주거지 등이 가장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UNDP는 지적했다.
UNDP는 "농경지에서 농부가 일을 할 수 없고 파괴된 발전소는 여전히 활동을 멈춘 상태이며 주민들은 집을 떠나서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많은 땅이 지뢰 위험지대로 묶이면서 발생하는 국내총생산(GDP) 손실은 연간 110억 달러(15조여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UNDP는 인도적 활동인 지뢰 제거에 필요한 금액이 346억 달러(약 47조원) 정도라고 추산했다. 투자를 일으켜 이 자금을 확보하고 땅을 다시 활용하면 우크라이나는 3년 반 이내에 투자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다고 UNDP는 제안했다.
보고서에는 이를 위한 두 가지 금융 방안이 제시됐다.
하나는 우크라이나가 발행할 이른바 지속가능성 연계 채권(SLB)으로, 지뢰 제거뿐 아니라 친환경 농업 확산에 투자된다. 향후 10년간 2억9천만 달러(3천977억여원) 이상의 정부 수입과 막대한 사회·환경적 편익을 유발할 것으로 UNDP는 전망했다.
다른 하나는 '성과 기반 민관 파트너십' 형태의 재생에너지 투자다.
국제사회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받은 기부금을 지뢰제거와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투자하면 그 운영 성과에 따라 투자금 회수는 물론 민간 참여기관에 인센티브도 줄 수 있다는 구상이다.
UNDP는 "인도적 지뢰제거 활동에 필요한 기부금 모금 모델에서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금융 해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건 지뢰 제거와 전후 재건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rayer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