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ID, 디지털 ID 대체 아냐…우리는 데이터 수집하지 않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가상화폐 '월드코인' 공동 창업자인 알렉스 블라니아는 17일(현지시간)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금융 및 신원 네트워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니아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월드코인의 전 세계 첫 공식 행사 '어 뉴 월드'에서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월드코인은 블라니아와 '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이 공동 창업한 '툴스 포 휴머니티'(Tools for Humanity·TFH)가 지난해 7월 출시한 가상화폐다.
'오브'(Orb)라는 기기로 개인 홍채를 수집·데이터로 만들어 실제 사람이 확인되면 '월드 ID'가 생성되며 일정량의 월드코인이 주어진다.
TFH는 현재 라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전 세계 41개국에서 개인의 홍채를 수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성된 월드 ID는 160여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을 위한 신원 인증과 금융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우리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니아는 "앞으로 인공지능(AI) 시대에 '월드 ID'로 사람임을 증명함으로써 AI와 구분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며 "'월드 ID'는 각국에서 이용되는 '디지털 ID'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월드 ID'는 각국의 '디지털 ID'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며, 두 시스템은 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며 "'월드 ID'는 개인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면서도 사람, 나이, 신원을 증명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 대출을 받거나 다른 중요한 일을 할 때는 각국의 디지털 ID 시스템이 작동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월드코인은 최근 홍채 수집과 관련해 여러 나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9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3만명의 홍채 정보 수집과 관련해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과징금 11억여원이 부과됐다.
블라니아는 "실제 우리는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는다"며 "오브(홍채 정보 수집 기기)는 이미지 데이터를 처리하고, 처리된 데이터는 반환된다. 오브 자체에는 어떤 데이터도 저장되지 않으며, 사용자는 이를 직접 제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개월간 진행된 한국 정부의 조사에 협력해 우리 기술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한국어 설명 등 현지화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징금이 나왔고 일단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라니아는 앞으로 월드코인과 챗GPT와의 연계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오픈AI와 협력할 수 있는 여러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면서도 "다만, 오늘은 이와 관련해 발표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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