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호선 "지역농협, 대출 연체금 14조원으로 경영 악화"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단위 농협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분별한 부동산 대출 확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35개 지역농협에서 적자가 발생했다.
적자가 발생한 지역농협은 2021년 3곳에서 2022년 18곳, 지난해 18곳으로 증가 추세다.
지역농협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2조2천955억원에서 지난해 2조357억원으로 2천593억원(11.3%) 감소했다. 지역농협의 순이익이 줄어들면서 적자로 전환된 지역농협도 늘었다.
지난해 적자 지역농협은 경남이 7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북 4곳, 전북·충남 각 2곳, 경기·충북·부산·대구 각 1곳이다.
농협중앙회는 올해 하반기 적자 지역농협의 소재지 등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역농협의 상황이 악화하면서 경영실태 평가도 나빠졌다.
2021년 경영실태 평가 우수등급(1등급)을 받은 지역농협은 전체 70%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58.4%로 감소했다. 경남지역에서는 금융등급 취약(4등급)·위험(5등급)을 받은 농협도 있었다.
이는 지역농협의 재정 건전성이 나빠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역농협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021년 1.3%에서 지난해 3.1%, 올해 상반기 4.6%까지 높아졌다.
지역농협의 전체 대출잔액에 대한 연체율도 높아졌다. 대출 연체율은 2021년 0.8%에서 작년 2.74%, 지난달 4.17%까지 올라갔다. 연체총액은 2021년 2조7천577억원에서 지난달 14조6천282억원으로 급증했다.
그 원인은 무분별한 부동산 대출 승인이라는 지적이 있다. 지역농협 대출잔액이 2021년 311조9천546억원에서 지난달 기준 350조4천698억원으로 38조5천152억원 증가했는데 이 중 96.1%가 부동산 대출 증가분이었다.
실제로 지역농협 등 상호금융의 부동산 대출 규모가 커지면서 풍선효과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농협중앙회에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임 의원은 "농민의 소득개선과 영농지도자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할 지역농협이 부동산 대출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많은 농민이 고통받고 있다"면서 "지역농협은 위험한 투자를 통한 몸집 불리기보다는 조합원을 비롯한 농업인의 신용관리와 소득개선 방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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