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대출 한화그룹 쏠림 뚜렷…"전체의 10%"(종합)

입력 2024-10-20 15:51  

수출입은행 대출 한화그룹 쏠림 뚜렷…"전체의 10%"(종합)
현 정부 들어 3배로 급증…野 차규근 "공정성 시비 우려"
한화그룹 "특혜 아냐…고유 목적 부합 국가경제 발전 조치"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한상용 기자 = 한국수출입은행 여신 잔액의 10%가량이 한화그룹 계열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대기업 그룹과 비교해 눈에 띄게 높은 비중이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여신 잔액은 총 135조6천327억원이다.
이 중 약 10%에 달하는 13조2천523억원이 한화 계열사에 대한 여신으로 집계됐다.
수출입은행 여신 지원 상위 10개 기업의 여신 잔액은 총 26조6천392억원인데, 그중 한화 계열사인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여신 잔액이 9조5천886억원으로 36%에 달했다.
한화 계열사에 대한 수출입은행 여신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12월 말 4조4천747억원에서 올해 8월 말 13조2천523억원으로 3배 가까이 불었다. 그만큼 최근 한화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셈이다.
차 의원은 한화그룹이 지난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한 효과가 있지만, 인수 후 한화오션에 대한 신규 여신 집행 금액도 4조7천223억원에 달해 단순 기업결합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해석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4월 한화그룹에 대한 동일 차주 신용 공여 한도 소진율이 법에서 제한하는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자 금융위원회에 예외 취급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방산 수출 지원을 명분으로 법정 자본금을 증액했는데, K9 자주포를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혜택을 보기도 했다.
한편, 차 의원은 현 정부 들어 수출입은행이 한화그룹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동안 검찰 출신이 한화그룹에 무더기 재취업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22∼2023년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한화손해보험,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등에 검사와 검찰 수사관 출신 8명이 이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입은행 상임감사로 여당 당직자 출신인 차순오 전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이 선임되기도 했다.
차 의원은 "수출신용기관의 여신이 특정 기업에 너무 많이 쏠리면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며 "여신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계열별 여신 순위를 보면 1위가 한화, 2위가 삼성, 3위가 HD현대로, 모두 대형 조선사를 보유한 그룹"이라며 "선수금 환급보증(RG)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이후 1위에 올랐다"며 "한화에 대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한화그룹도 이날 참고자료를 내고 "수출입은행 여신 잔액이 한화에 집중돼 특혜 의혹이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에서 밝힌 한화그룹 여신 잔액 13조2천여억원은 한화오션 7조5천억원, 방산부문(한화에어로스페이스) 2조1천억원 이외 ㈜한화 건설 부문 이라크 건설사업 보증, 한화솔루션·한화에너지 친환경에너지 사업 관련 지급보증 등 3조6천억원을 합한 수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이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 이라크 건설 사업 보증 등을 지원하는 것은 고유 목적에 부합하는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조치"라며 "대기업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검찰 출신 인사 영입과 관련해선 "2022년 이후 검찰 출신 입사자들 대부분은 수출입은행 여신 관련 업무와 무관한 직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hanjh@yna.co.kr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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