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총리, "이란, 노골적 내정 간섭" 비판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모하마드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교전 중단을 위해 프랑스와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갈리바프 의장은 18일자(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이 이스라엘에 유리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보며 "레바논 남부에서 가능한 한 빨리 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프랑스와 결의안 이행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제1차 세계대전 뒤 레바논은 1920년부터 프랑스 보호령이 됐고 1943년 독립했다. 독립 이후에도 프랑스와 관계는 우호적이며 정치, 경제적으로 프랑스의 영향력이 크다.
갈리바프 의장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01호의 이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이 벌어졌을 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레바논 리타니 강 이남에는 헤즈볼라를 제외한 레바논군과 유엔군만 주둔한다는 결의안 1701호를 채택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헤즈볼라를 비롯한 다른 무장단체가 철수하지 않아 결의안은 그동안 실효가 없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레바논 내정에 대한 노골적인 간섭이자 레바논에 대한 거부된 보호권을 수립하려는 시도로, 매우 놀랐다"며 "유엔 결의안 1701호 이행을 위한 협상은 레바논 국가가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레바논의 독특한 종파간 3권 분립 원칙에 따라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출신이다.
갈리바프 의장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의 정당성도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 공격과 하마스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예 살해를 거론하고 "시온주의 정권이 무력의 언어만 이해한다는 게 역사의 가르침"이라며 "보복하지 않으면 시온주의 정권은 계속해서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스위스에서 열린 유엔 국회의장 포럼 참석차 제네바를 방문한 기회에 이번 인터뷰에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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