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베트남의 경제 중심지인 호찌민에서 자동차를 타고 북쪽으로 2시간 30분 정도 달리면 나오는 빈푹성 소재 한세실업[105630] C&T Vina.
34만㎡ 규모의 부지에 3개 공장을 갖춘 이곳은 원단 제작부터 염색과 워싱 등 후가공까지 진행하는 한세실업의 베트남 3개 생산법인 중 하나다.
17일(현지시간) 방문한 한세실업 C&T(Color&Touch)는 탄소 배출과 물, 전기 사용량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는 친환경 공장이다.
현재 1·2공장이 가동 중이고 3공장은 시험 가동을 마치고 올 연말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이곳이 친환경 공장을 표방한다는 것은 사무실과 공장 곳곳에 붙어 있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 '리드'(LEED) 획득 기념사진에서 알 수 있다. 베트남에 있는 한국 기업 중 리드 인증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특히 올해 말 문을 열 예정인 3공장은 친환경에 더 다가가고 있다.
3공장 보일러실에 들어가 보면 왜 친환경 공장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보일러실 옆 창고에는 왕겨와 톱밥, 나무껍질, 캐슈너트 등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보일러를 가동할 때 사용되는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매스다.
베트남 기업까지 통틀어 현지 섬유 기업 중 바이오매스를 100% 사용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 원단 업체 중에도 아직 사례가 없다.
바이오매스는 석탄 연료 대비 가격이 30% 정도 비싸다. 기업으로서는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지만 전 세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한 노력이라고 한세실업은 강조한다.
베트남은 3모작 국가여서 쌀이 많이 나고 여기에서 연간 생산되는 왕겨가 800만t(톤)에 달해 그나마 공급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다.
3공장은 고가의 친환경 염색기도 들여왔다.
육중한 몸매를 뽐내는 새 염색기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염색기보다 가격이 2배 정도는 비싸다. 그 대신 물, 전기 사용량이 적어 그만큼 폐수를 줄일 수 있다.
이현승 C&T Vina 공장장은 "기존 염색기는 원단과 물의 비율이 1 대 7 혹은 1 대 5 정도였다면 친환경 염색기는 1 대 3 정도로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새 염색기는 고압·상압 두 가지 방식의 염색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염색 시간을 줄임으로써 전기 사용과 탄소 배출 절감에도 용이한 기계다.
C&T 법인은 3공장 오픈 때 각 기계에 에너지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중앙에서 각 염색기의 진행 상태와 용수, 전기, 연료 사용량을 관리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해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0)를 추진할 예정이다.
C&T Vina 3공장은 정수 시스템(RO)도 눈에 띈다.
원단 제작과 염색, 워싱에서 배출되는 폐수를 역삼투압 방식의 친환경시스템(RO)으로 여과해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수준의 물로 바꾼다는 목표를 세웠다.
백성현 C&T Vina 팀장은 "공장이 가동되고 나면 여과된 물을 사용해 별도의 어항이나 연못을 조성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3공장은 건설 당시부터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도 충당하고 있다.
김철호 C&T Vina 대표는 "바이어들이 친환경을 중시해 이산화탄소 배출과 물 절약 등에 관심을 꾸준히 가져왔고 회사에서 투자 결정을 내려 구조적으로 많이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베트남에서의 경험을 C&T 콰테말라로 확대해 친환경이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변화해 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C&T 법인은 지속적인 친환경 설비 도입을 통해 2027년까지 탄소배출을 60% 줄이고 용수 사용 50%와 전기 사용 15% 저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C&T Vina 1·2공장은 하루의 생산 규모가 각각 5만kg 수준이고 3공장은 올해 2만kg에 이어 내년 5만kg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하루 5만kg은 티셔츠 15만장을 제작할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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