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은 이탈리아-알바니아식 '이주민 외주화' 반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인 10명 중 7명은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이민법이 필요하다며 새 정부의 이민법 개정 방침에 지지를 보냈다.
여론조사 업체 오독사가 지난 16∼17일(현지시간) 프랑스 성인 1천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참여자의 71%가 새로운 이민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앞서 우파 공화당 출신 브뤼노 르타이오 새 내무 장관은 국경 통제와 사회 질서 회복을 명분으로 내년 초 새로운 이민법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행정 구금 기간 연장 등의 강화된 조치가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집권 여당 소속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는 이민법을 개정한 지 1년이 채 안 됐다며 반대 의견을 냈으나 여당 지지자들 가운데 75%는 새 내무 장관의 법 개정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이민법 개정을 높은 비율로 찬성하면서도 현 중도 우파 정부가 효과적으로 이민 정책을 개혁할 것으로 믿는다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이민 문제엔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더 확실한 개혁을 이뤄낼 것으로 믿는다는 응답이 35%로 더 높았다.
조사 참여자들은 또 불법 체류 범죄 부활(84%), 가족 결합 조건 강화(78%), 망명 신청자 외주화(71%), 불법 이민자에 대한 국가 의료 지원 폐지(69%) 등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망명 신청자 외주화는 이탈리아 정부가 시행하는 모델로 이탈리아에 도착한 불법 이주민을 알바니아의 이주민 센터로 보내 이곳에서 망명 심사 결과를 기다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르타이오 장관 역시 이 모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이런 방식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설문 참여자의 64%는 이민 문제를 국민투표로 결정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냈다.
프랑스 헌법 제11조는 국민투표 대상을 공권력의 조직을 다루는 법안, 경제·사회·환경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개혁 법안, 국제 조약 비준 등 크게 3가지로 한정한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작년 10월 헌법에 규정된 국민투표 대상을 늘리자고 제안했으나 일부 야당의 반대에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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