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주둔 유엔군 "이스라엘 고의적 공격 5차례 받아"

입력 2024-10-19 01:44  

레바논 주둔 유엔군 "이스라엘 고의적 공격 5차례 받아"
"수개월 전 백린탄 사용 흔적 발견…안보리에 보고돼"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은 최근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벌이는 헤즈볼라에 대한 지상전 국면에서 자신들이 여러 차례 공격받았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안드레아 테넨티 UNIFIL 대변인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우리는 여러 번 표적이 됐고, (이스라엘군의) 고의적인 공격을 받은 것도 5차례"라고 말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의 UNIFIL 기지 영역에 들어와 45분간 머문 적도 있다고 테넨티 대변인은 지적했다.
테넨티 대변인은 "레바논 남부 도시와 마을이 광범위하게 파괴됐고, 이스라엘 민간 주거지역 등으로 로켓이 계속 발사되고 있다"며 "블루라인(유엔이 설정한 이스라엘-레바논 경계)을 따라 많은 마을이 황폐해진 것은 충격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 UNIFIL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며 우리는 여기에 있어야만 한다"며 "우리는 이 지역이 안정과 평화를 되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UNIFIL 기지 철수를 요구한 것을 공개 반박한 것이다.
지난 10일부터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와 교전하는 과정에서 UNIFIL 기지가 공격받으며 현재까지 유엔 소속 군인 5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UNIFIL에 참여하는 나라들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UNIFIL은 1978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한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로 창설됐다. 50개국에서 온 1만여명의 다국적군으로 구성됐다.
한편 테넨티 대변인은 몇 달 전 이스라엘군이 UNIFIL 기지 부근에서 백린탄을 사용한 흔적을 발견했으며 이는 유엔 안보리에도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직후인 작년 10월 16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두하이라를 공습하면서 백린탄을 투하했다고 주장했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백린탄이 미국에서 제공받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백린탄 사용 의혹과 관련해 "합법적인 전쟁 수단만 사용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백린탄은 발화점이 낮은 백린을 이용해 대량의 연기와 화염을 내뿜도록 만든 무기로 연막탄이나 소이탄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백린탄 불꽃이 사람 몸에 닿으면 뼈가지 타들어 가는 등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투하 지점 근처에 광범위하게 피해를 주는 까닭에 '악마의 무기'로 불리며 전쟁범죄 우려가 늘 따라붙는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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