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조사…美 대선 후 '보호무역 강화·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전망 다수
응답기업 62%, 투자전략 변화 가능성에 부정적…"정부 지원으로 경제안보 강화를"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각 후보가 내놓은 경제 정책 공약 중 '관세 공약'에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2∼11일 전국 제조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미국 대선 관련 정책 이슈와 우리 기업의 과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경제 정책 어젠다로 '기회의 경제'를 제시하며 경제 공약을 수립했다.
가장 주목되는 해리스 후보의 공약(복수응답)으로는 '전략적 표적관세 추진'(17.4%), '동맹국 중심의 다자간 통상확대'(17.3%), '법인세 인상'(13.0%), '대중 디리스킹 정책'(11.9%), '친환경·탈탄소 정책'(10.2%) 등을 꼽았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해 정책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기업들은 트럼프 후보의 공약 중 '보편·상호적 관세 확대'(25.6%), '미국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통상전략 추진'(18.5%), '미국 내 투자한 외국기업 혜택 축소'(13.9%), '대중 디커플링 정책'(12.7%), '법인세 인하'(8.2%) 등에 관심을 보였다.
또 향후 무역 환경과 관련해 '관세장벽 등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64.7%)이라는 응답이 '국제협력으로 글로벌 시장이 확대될 것'(35.3%)이라는 답변보다 많았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는 심화하는 추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입 규제 조치는 214건으로, 지난해 동기(201건)에 비해 13건 증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분쟁, 북핵 등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고조될 것'(58.0%)으로 보는 기업이 '감소할 것'(42.0%)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았다.
또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에 대해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쳐 수출 경쟁력 악화'(60.3%)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이어질 것'(39.7%)이라는 기대보다 높았다.
글로벌 에너지 정책환경에 대해서는 '탈탄소 재생에너지 사용 압력 확대'(60.7%)를 전망하는 기업이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원전 활용 확대'(39.3%)를 내다보는 기업보다 많았고, 향후 미국 경제에 대해선 '경착륙 위험이 줄어들 것'(50.3%)이라는 응답과 '미국발 경기침체 위기감이 고조될 것'(49.7%)이라는 응답이 비슷했다.
기업들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투자 전략이나 경영 방침이 바뀔 가능성에 대해 '일부 개편이 가능하다'(36.3%), '개편할 여력이 없다'(33.7%), '개편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28.0%) 순으로 답했다. '전면 개편 가능하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아울러 국제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 과제로는 '경제안보 강화를 통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42.0%)를 요구하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미국 대선은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 이벤트로, 결과에 따라 글로벌 수출 및 공급망 환경, 개별 산업, 신산업 및 에너지 정책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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