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48명으로 40% 이상 늘어…식량조정부 등 신설
스리 물랴니 재무장관 유임…"투자자 신뢰에 도움 될 듯"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인도네시아 새 대통령에 취임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109명으로 구성된 역대 최대 규모의 내각을 발표했다.
21일(현지시간) A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프라보워 대통령은 전날 취임식을 마친 뒤 장관과 정부 기관장 등 총 109명에 이르는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이런 내각 인원 수는 인도네시아 사상 최대 규모다.
이 중 장관은 48명으로 직전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 정부 당시의 34명보다 40% 이상 늘어났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인도네시아가 크고 다양한 국가임을 고려하면 대규모 연립정부 구성이 필요하다면서 정부 부처와 장관직을 늘리겠다는 뜻을 나타내왔다.
그는 여러 기존 부처 분할 등의 방식으로 식량 조정부, 인프라 조정부, 투자·전방사업부 등의 부처와 기관들을 신설했다.
이번 내각에는 그를 지지하는 7개 정당 연합 소속 정치인들이 포함됐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연합의 모든 지도자와 합의해 이번 내각을 '적백(인도네시아 국기 색깔) 내각'이라고 명명했다"고 밝혔다.
특히 조코위 대통령 시절 내각 구성원의 거의 절반을 다시 기용해 정책 연속성·안정성을 꾀했다고 AP는 전했다.
이 중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재무부 장관은 이번에도 유임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 조코위 전 대통령 등 3명의 대통령 아래서 재무장관을 지내는 기록을 세웠다.
스리 물랴니 장관은 그간 인도네시아의 난잡한 세금 제도를 개혁하고 2008년 세계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인도네시아 경제를 큰 불상사 없이 이끌어 국제사회에서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고위직 출신의 스리 물랴니 장관은 특히 그간 인도네시아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3% 이내 범위로 유지해 인도네시아 국가 신용등급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전 국민의 약 30%에 해당하는 8천300만 명의 아동·임산부 등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연간 약 280억달러(약 38조4천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돼 세계은행과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인도네시아 재정 건전성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그러나 스리 물랴니 장관이 유임됨에 따라 재정 전망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커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 에릭 토히르 국유기업부 장관, 아구스 구미왕 카르타사스미타 산업부 장관, 티토 카르나피안 내무부 장관 등 조코위 내각에서 일한 다른 장관들도 이번에 다시 기용됐다.
신설 부서인 식량조정부의 줄키플리 하산 장관과 로산 페르카사 루슬라니 투자·전방사업부 장관도 조코위 내각 장관 출신이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또 자신의 소속 당인 그린드라당 간부인 수기오노를 외무부 장관에 임명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2014년과 2019년 대선에서 조코위 전 대통령에 밀려 낙선했지만, 2019년 조코위 정부 국방부 장관으로 합류했다.
지난 2월 대선에서는 조코위 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해 조코위 전 대통령의 지지 속에 3번째 도전 만에 당선됐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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