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언어특위 "나이 불문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똥차 똥차 삼촌 똥차" "다중이 같이 다중이"(채널A '아빠는 꽃중년')
'가족'을 테마로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들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정작 이 프로그램들에서 쓰이는 방송 언어들은 세대 간 통합 등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특별위원회가 발표한 '가족 예능 프로그램의 방송언어 사용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7월 21일), 채널A '아빠는 꽃중년'(7월 18일), tvN 스토리 '여권 들고 등짝 스매싱'(7월 16일) 총 3편에 대해 모니터링한 결과 총 424건의 부적절한 방송언어 사용 사례가 지적됐다.
먼저 방송 품위를 저해하는 표현 중 비속하거나 과격한 표현으로는 "아침부터 열일하는 효놈(?)", "찢었다 뒤집어놨다", "튀겨 드셨으면 눈 돌아가셨을 텐데" 등이, 예의에 어긋나는 표현으로는 "쏜줌마"(출연자의 이름과 '아줌마'를 합친 말), "58세 아닌 58년 개띠라고 해도"(외모 비하), "워낙 피부가 더러워 가지고" 등이 제시됐다.
소통을 저해할 수 있는 표현 중 지나치거나 불필요한 외국어 표현으로는 "아빠는 딥슬립", "다리도 셰킷셰킷", "꽃중년즈" 등이, 신조어·통신 언어·유행어로는 "초통령"(초등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대상), "육퇴"(육아 퇴근), "육알못"(육아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추구미"(원하는 이미지나 모습), "다중이"(다중 인격자), "T-아빠"(공감 없이 사실만 말하는 아빠), "K-궁합" 등이 지적됐다.
부적절하거나 부자연스러운 표현으로도 "낯가림 1도 없는 텐션', "텐션 UP(업)", "비주얼 해녀" 등이 제시됐다.
방심위 언어특위는 먼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대해서는 "육아 예능 프로그램이고 아동에게 초점을 두는 만큼 아이들의 발화나 행동, 생각을 자막으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으나 아동의 미숙한 발음을 강조하는 건 아동의 미숙함을 희화화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아빠는 꽃중년'에 대해서는 예의에 어긋나는 표현과 부정확한 표현이 많다며 "친하다고 무례한 지적이 용인될 수 없으며 이러한 장면이 그저 재밌는 상황으로 노출된다면 타인의 외모를 지적하는 일 등이 당연시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권 들고 등짝 스매싱'에 대해서는 외국인의 외국어 발화나 생각을 자막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의도적 표기 오류가 많다고 지적했다.
방심위 언어특위는 "가족 예능은 나이, 세대를 불문하고 모든 가족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인 만큼 바른 방송언어를 사용하고 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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