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싱크탱크 전망…시진핑-푸틴 회동서 '北, 러 파병' 논의 여부 주목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22일부터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서방 진영 견제에 맞선 국제 결제 시스템과 안보 협력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 외교부 싱크탱크 책임자가 밝혔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외교부 직속 싱크탱크 중국국제문제연구원의 왕유밍 개발도상국연구소장은 "고조되는 글로벌 무역 긴장과 일부 서방 국가의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압박, 증가하는 반(反)세계화 경향 속에 브릭스 회원국들은 개방적·포용적 세계 경제에 대한 지지를 명확히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왕 소장은 "정상회의에서 제기될 가능성 있는 대안적 결제 시스템은 기존 국제 금융 프레임을 보완·강화하는 것이 목적으로, 특정 서방 국가들에 자주 이용되는 '결제 메커니즘 정치화·무기화'에 대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아온 러시아는 달러화나 유로화를 우회한 무역으로 봉쇄망을 뚫으려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북한과 베트남을 순방하면서 '자체 결제 체계 구축', '자국 통화 결제 비율 확대' 등을 언급하며 미국 달러화 중심 시스템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거듭 보였고, 중국(5월)과 몽골(9월)을 방문한 자리에선 러시아와 이들 국가의 무역 결제 대부분이 '달러화·유로화가 아닌 통화'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유럽연합(EU) 등과 기술·무역 갈등이 점증되는 중국 역시 그간 꾸준히 위안화의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모색해왔다는 점에서 '대안적 결제 시스템'에 이해관계가 들어맞는다.
왕 소장은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공동 안보', '지속가능한 안보', '윈윈 협력을 통한 안보'도 강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지난달 26일 브릭스 외교장관 회의에서 "어떤 국가도 글로벌 안보 의제를 조종(컨트롤)할 권리가 없고, 자국의 안보를 타국의 불안 위에 세워서는 더욱 안 된다"며 "우리는 브릭스 외교장관 회의와 안보 사무 고위급 대표 회의 등 메커니즘을 잘 이용해 국제·지역 문제에서 협조를 강화하고 각종 도전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왕 소장은 "안보는 지정학적 충돌이 빈번한 현재 국제 상황의 주요 특징"이라면서 "브릭스 회원국들은 불을 지르거나 '칼을 건네주는' 행동과 다른 정치·외교적 해법을 옹호하면서 각자의 입장과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브릭스 정상회의는 이날부터 24일까지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열린다. 의장국 러시아의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이번 정상회의에 회원국은 물론 브릭스에 관심 있는 국가까지 총 36개국이 참가하며, 이 중 22개국은 국가 원수가 직접 참석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중국 일대일로 정상포럼, 올해 5월 베이징 국빈 방문, 7월 카자흐스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이어 브릭스 정상회의까지 1년 사이 네 차례나 만나며 '중러 밀착'을 재확인한다.
이번 회담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할 병력을 러시아에 보냈다는 국가정보원 발표가 나온 가운데 이뤄져 두 정상이 이 문제도 논의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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