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정상회의 계기 회담…지난 1년간 4차례 '밀착 만남'
(모스크바·베이징=연합뉴스) 최인영 정성조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러·중 협력이 세계 안정에 기여했다며 앞으로도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자고 의견을 모았다.
러시아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개막한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했다.
브릭스는 2006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 경제국 모임으로 출범한 뒤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에티오피아 등에 가입 승인을 내주며 비(非)서방 국가 연합체로 재편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국제 문제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은 세계 안정화를 이끄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며 "우리는 세계 안보와 공정한 세계 질서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다자 플랫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현대 세계에서 국가들이 관계를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모범이 됐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우리의 다면적인 협력은 평등하고 상호이익이 되며 외부 조건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을 '친구'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내비친 시 주석은 "우리는 동맹을 맺지 않고 대결하지 않으며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원칙에 따라 강대국 간의 관계를 구축하는 올바른 길을 걸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불안정한 국제 정세의 도전을 견디며 먼 길을 걸어왔고 전례 없는 성격을 갖게 됐다"며 "국제 무대의 심각한 변화가 중러 관계를 훼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양국은 항구적 선린 우호와 포괄적 전략적 협조, 호혜 협력 정신을 견지하면서 포괄적 전략적 협조와 영역별 실무적 협력을 부단히 심화·확장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세계는 100년 만의 대변화에 처해 있고 국제 형세가 복잡하지만, 나는 중러의 대를 이은 우호의 두터운 정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고 세상을 구하는 강대국의 책임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 주석은 "나는 (푸틴) 대통령 및 각국 정상과 함께 브릭스 협력 메커니즘의 향후 발전을 논의하고,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가 더 많은 새로운 기회를 얻게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러시아는 특별군사작전으로 칭함) 이후 긴밀한 관계를 강화해왔다.
두 정상은 지난해 10월 중국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1년간 네 차례 회담하며 밀착을 과시했다.
가장 최근엔 7월 카자흐스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회담했다.
중국 CCTV는 시 주석이 탄 비행기가 카잔으로 도착하기 전 러시아 전투기의 호위를 받았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브릭스를 사실상 주도하는 국가인 만큼 이날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문제와 중동 정세 등 국제 현안도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도 다뤘을지 주목된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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