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구 "최소한 보건·식량 제공 외 경제활동 멈춰"
"GDP 추락…전쟁 초기 넉달간 인프라 피해만 25조원"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1년 넘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자지구의 경제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350년이 걸릴 것이라는 유엔 기구의 분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이런 내용을 담은 가자지구 전쟁의 경제적 피해에 대한 보고서를 지난달 유엔 총회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양측의 전쟁으로 가자지구 경제와 기반 시설(인프라)이 황폐해졌다고 평가했다.
가자지구 전역의 경제 활동이 물과 연료, 전기의 심각한 부족 상태에서 최소한의 인도주의적 보건 및 식량 서비스 제공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됐다는 진단이다.
2023년 4분기 가자지구 국내총생산(GDP)은 전쟁 직전인 3분기보다 80.8%, 2022년 4분기보다 81.3% 각각 급감했다.
같은 기간 경제 부문별 생산 감소 규모는 2022년 4분기와 비교해 건설업 96%, 농업 93%, 제조업 92%, 서비스 76%에 달했다.
올해 1분기 가자지구의 실업률은 81.7%로 치솟았으며 전쟁이 계속되는 한 이런 수준을 지속하거나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이런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받은 가자지구에 휴전이 이뤄져 2022년 GDP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는 350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2007~2022년 이스라엘의 물자 및 인력 이동 제한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던 가자지구 경제가 이번 전쟁으로 폐허에서 다시 일궈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이같은 경제 악재가 없었다면 2023년 말까지 가자지구 GDP는 실제보다 평균 77.6% 높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이는 2007~2023년 보수적으로 추정한 미실현 GDP의 누적 손실이 358억달러(약 49조4천억원)로, 2023년 가자지구 GDP의 17배에 이른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쟁으로 가자지구 1인당 GDP는 절반 넘게 줄었고, 전쟁 발발 4개월간 발생한 기반 시설의 물리적 피해 규모만 2022년 가자지구 GDP의 7배에 해당하는 185억달러(약 25조5천억원)로 추산됐다.
UNCTAD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올해 7월 말까지 학교 건물의 88%가 전쟁 피해를 일부 봤으며, 36개 병원 가운데 21곳이 운영을 중단했다.
또 주거용 건물의 62% 이상이 손상 내지 파괴됐다. 물과 위생 부문 기반 시설의 59% 이상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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