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48.6%에서 191.1%로 급감…수정 영업자산이익률도 1.8%로 하락
매출액 증가율 -1.5%·영업이익률 3.5%…모두 역대 최저 수준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지난해 고금리 속에서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이자보상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성장성·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률 역시 통계 편제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3일 공개한 '2023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93만5천597개)의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191.1%를 기록했다.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저치로, 2022년(348.6%)보다 157.5%포인트(p) 급감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수 비중은 지난해 기준 42.3%로, 2022년 수준을 유지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의 기업 비중은 2022년 34.2%에서 지난해 30.5%로 줄었다.
강영관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이자보상비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주요 대기업이나 주요 업종에서의 수익성 지표가 워낙 안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이나 소규모업체들은 대기업에 비해 하락 폭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취약기업 비중 자체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자보상비율의 보조지표인 수정 영업자산이익률 역시 2022년 3.8%에서 지난해 1.8%로 크게 하락했다.
수정 영업자산이익률은 영업이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금액을 영업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이자비용이 0인 경우 이자보상비율은 정의되지 않지만, 수정 영업자산이익률은 산출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수정 영업자산이익률 0% 미만(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큼) 기업 수 비중은 47.8%로, 2022년 47.4%보다 소폭 상승했다.
강 팀장은 "이자비용이 0인 기업의 경우 이자보상비율은 산출할 수 없는데, 수정 영업자산이익률은 산출할 수 있다"며 "이자비용이 0인 기업은 대부분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경우가 많아 수정 영업자산이익률 기준 취약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사 대상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2022년보다 나빠졌다.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15.1%에서 -1.5%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지난 2010년 통계 편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전자·영상·통신장비(5.0%→-14.5%), 코크스·석유정제(66.6%→-13.8%) 등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2.3% 감소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는 정보기술(IT) 기기와 서버 수요 둔화 등으로 반도체 수출이 줄었고, 코크스·석유정제는 국제원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단가가 내린 영향을 받았다.
비제조업 역시 도소매업(12.1%→-2.1%), 운수·창고업(25.5%→-9.0%)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0.9% 줄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2022년 4.5%에서 지난해 3.5%로 하락했다. 역시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낮았다.
제조업의 경우 3.3%로 2022년 5.7%보다 내렸다.
전자·영상·통신장비(9.6%→-3.0%), 코크스·석유정제(6.5%→3.6%), 화학물질·제품(5.4%→3.2%) 업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비제조업은 2022년 3.6%에서 지난해 3.7%로 소폭 상승했다.
운수·창고업(10.0%→5.3%)이 하락했으나 전기가스업(-11.1%→0.7%)이 플러스로 전환된 영향이다.
안정성 지표는 엇갈렸다. 부채비율은 2022년 122.3%에서 120.8%로 하락했지만, 차입금의존도는 31.3%에서 31.4%로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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