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반도체 시장 디커플링화…HBM 등 프리미엄에 수요 집중"

입력 2024-10-23 17:05  

"내년 반도체 시장 디커플링화…HBM 등 프리미엄에 수요 집중"
이세철 씨티그룹 전무, '반도체시장 전망 세미나'서 발표
"AI 수요 지속 확대…기업용 SSD 등 낸드 시장도 중요"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내년 반도체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과 범용 제품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세철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전무는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인공지능(AI) 시대에 따라 (반도체 제품의) 전환 효과도 있고 나오는 제품의 성격도 달라서 메모리 시장은 이제 어떤 제품은 없어서 못 팔고 한쪽은 남아도는 등의 수요·공급 양극화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프리미엄 메모리 제품과 범용 제품의 가격 상승, 하락 추이는 비슷하게 흘러갔지만, 내년에는 그 흐름이 완전히 반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전무는 "초기에 레거시(구형) 제품의 가격이 내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프리미엄 제품의 쇼티지(부족)가 퍼지면서 거꾸로 레거시까지 영향을 주는 현상이 내년에 벌어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과거와 다른 메모리 제품 가격 사이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봤다.
그는 "D램 제품인 DDR4가 DDR3보다 싼 것처럼 원래 신제품이 나오면 가격이 빠지는 게 메모리 시장"이라면서 "그런데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점차 세대가 갈수록 가격이 비싸진다. 이건 처음 보는 메모리 제품 가격 사이클"이라고 했다.
최근 시장에서 원가보다는 성능을 중요시한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이 레거시보다는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하고 이에 대한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전무는 "레거시의 경우 중국에서 들어오는 부분이 있다 보니, 한국 업체들은 프리미엄 기술 역량을 키워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AI로 인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무는 "현재 시장에서 AI 수요에 대한 우려가 크다 보니 주가도 조정되는 중"이라면서도 "저희가 보는 뷰(전망)는 AI 수요가 전체 수요의 10%에 불과하지만 오는 2027년에는 40%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낸드 플래시에서도 D램과 마찬가지로 AI 관련 제품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버에 사용되는 기업용 쿼드레벨셀(QLC)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선전이 전망된다.
이 전무는 "AI로 QLC 기반의 기업용 SSD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아직 작은 시장이지만 앞으로는 이 시장에서 돈을 버는 회사와 못 버는 회사의 마진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관련 투자 역시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 전무는 "내년 투자는 주로 D램 쪽에 많고 낸드는 회복되는 정도"라며 "HBM 때문에 D램에서 캐파 증가는 지속하고, 내년에도 AI 반도체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 훈련형(트레이닝) AI 메모리와 달리 추론형(인퍼런스) 분야에서는 또 다른 시장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 전무는 "엔비디아가 하는 전형적인 AI 칩 시장 외에 좀 더 가볍고 고성능이 필요하지 않은 추론 분야에서 뜨거운 시장이 나올 것 같다"며 "다만 생성형 AI가 추론형도 성능이 높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어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urn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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