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비해 내부 싱크탱크를 재정비하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프랑스 외무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프랑스가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는 예측 불가능하지만, 그의 일부 입장은 분명하다"며 이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싱크탱크는 장 노엘 바로 외무장관이 유럽 담당 장관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트리스탕 오로가 맡는다. 그는 미셸 바르니에 현 총리가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수석 대표로 활동할 당시 외교 고문으로 활동했다.
프랑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럽 내부의 분열을 이용해 유럽의 무역 전쟁 대응력을 약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EU 집행위원회를 배제하고 회원국과 개별 협상에 나서 EU 분열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 시 중국산에는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나머지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도 10∼20%의 보편관세를 매기겠다는 구상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이달 15일 블룸버그통신 편집국장과 대담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한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을 비판하면서 수입차에 대한 고율 관세가 제조업체를 미국으로 회귀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립주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의구심,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회의론 역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과 충돌을 빚을 수 있는 현안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향을 염두에 두고 그간 유럽이 자체 주권과 국방을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서유럽의 한 외교관은 "트럼프는 양자 관계를 우선시하며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 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분열 전략에 맞서 EU 회원국들이 합의를 도출해 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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