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갱단 폭력 사태로 극심한 사회 불안을 겪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일주일 동안 1만명 넘는 주민이 피란길을 떠난 것으로 추산된다고 로이터통신이 국제이주기구(IOM)를 인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IOM은 지난주에만 아이티 주민 1만여명이 수도 포르토프랭스 안팎에서 활동하는 갱단을 피해 '국내 실향민'으로 생활하게 됐다고 추정했다.
국내 실향민은 분쟁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통상적 거주지나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으나, 국경을 벗어나지는 못한 이들을 뜻한다.
IOM은 9월 초 기준 아이티에 70만명 이상의 국내 실향민이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지난 3월보다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아이티에서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피살 이후 혼돈이 계속되고 있다.
치안 악화와 연료 부족 속에 포르토프랭스를 중심으로 한 갱단의 강력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농지를 점령하고 교통로를 차단한 갱단원들의 영향으로 주민들은 기근에 가까운 굶주림까지 겪고 있다.
앞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달 30일 "아이티 인구 절반에 달하는 540만여 명이 기아에 직면해 있다"며, 특히 국내 실향민 중 최소 6천명이 재앙적 수준의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여 있다고 경고했다.
케냐 주도의 다국적 경찰력에 맞서며 위력을 과시하는 아이티 갱단은 외국 차량이나 헬기를 표적으로 삼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미 일간 마이애미헤럴드를 인용, "18명이 탑승한 유엔 헬기가 최근 총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아이티 당국은 이번 주 서부 한 마을에서 갱단원으로 의심되는 50여명이 군·경과 무력 충돌했다가 숨졌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탄약 운반선 전복으로 익사한 최소 12명이 포함돼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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