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먼다오서 열린 '구닝터우 전투 승리 75주년' 행사 연설
(타이베이·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김철문 통신원 = 취임 후 두 번째로 자국 최전방 도서 진먼다오를 방문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영토의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 등이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이날 진먼다오에서 열린 '구닝터우 전투 승리 75주년'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강조했다.
전용기를 이용해 행사에 참석한 그는 중국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채 "어떤 외부 세력도 대만의 미래를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 "구닝터우 전투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여러 세대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진먼 전투'로도 불리는 구닝터우 전투는 제2차 국공 내전 중이었던 1949년 10월 중화민국(대만)군과 중국 인민해방군이 진먼다오를 두고 벌인 무력 충돌이다.
이 전투에서 인민해방군이 대패함에 따라 중국의 진먼다오 점령은 실패했고 장제스 총통이 이끌던 중화민국 정부의 대만 지배가 공고해졌다.
진먼다오는 중국 푸젠성 샤먼과 불과 6㎞ 떨어져 있으며, 대만 최전방 군사기지가 있는 곳이다.
라이 총통의 이번 진먼다오 방문은 최근 중국군의 대(對)대만 군사 훈련으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받고 있다고 대만 연합보는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14일과 22일에 각각 대만을 '포위하는' 방식의 '연합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B 연습'과 푸젠성 핑탄현 뉴산섬에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대만 소식통은 라이 총통이 앞서 8월 23일 '진먼다오 포격전' 66주년 행사에 참석했기 때문에 약 두 달 만에 치러지는 이번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전격적으로 참석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라이 총통이 지난 8월 방문 당시 내놓은 '결심·단결·평화 발전'을 주장한 담화에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이 '중국 위협을 과장한 것'이라고 반발하는 등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진먼다오 포격전은 1958년 8월 23일부터 10월 5일까지 44일간 진먼다오에서 벌어졌다.
당시 마오쩌둥 중국 주석이 인민해방군에 명령해 진먼다오에 47만여발의 포탄을 쏘며 점령을 시도했으나, 대만군의 완강한 저항으로 점령에 실패했다. 이 포격전으로 군인과 민간인 618명이 숨졌다.
라이 총통의 발언에 대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로, 민진당 당국이 뭐라 하고 무엇을 하든 대만해협 양안(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사실은 바꿀 수 없다"며 "양안이 결국,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라는 역사적 대세는 더욱 바꿀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라이 총통은 이날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한 것은 권위주의가 그들 사이에서 협력하고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확고하게 단결해 민주주의와 자유,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jinbi100@yna.co.kr, anfou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