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한국이 경수형 소형모듈원자로(SMR)에서는 세계 1위 수준이지만 최근 주목받는 비경수형 SMR에서는 뒤처져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서 국내 SMR 개발 수준을 알려달라는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경수형 SMR에 관한 한 한국이 실질적으로 세계 1위라 할 수 있다"면서도 비경수형 SMR에 대해서는 "개발이 조금 늦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전략으로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수형 원자로는 물을 냉각재로 쓰는 원자로로 원전 대다수가 이런 형태로 개발돼 왔지만, 최근에는 물 대신 소듐, 용융염 등 물이 아닌 물질을 냉각재로 쓰는 비경수형 원자로가 차세대 원자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비경수형은 구조를 단순화해 소형화가 가능하고 고온 운전이 가능해 SMR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형 소형 원자로인 'SMART100'이 개발됐고, 차세대 SMR인 혁신형 SMR(i-SMR)도 개발 중이지만 이들 원전은 모두 경수형이다.
박 의원은 "전 세계 개발 중 SMR은 83개인데 그중 50개가 비경수형"이라며 "시장에서 잠재력이 크지만, 우리는 인허가 체계도 없고 사업화 준비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선진 원자로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준비하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과기정통부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노형의 SMR 개발이 모두 성공할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유 장관은 "SMR도 여러 부처 간에 걸쳐져 있는데 부처들이 단일체로 추진할 수 있어야 경쟁력이 있다"며 "부처 간 벽을 허물어야 하고 민관이 함께 가야 하는 게 도전이 되지만 반드시 그렇게 가야 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의 경우 원전 건설과 운영 허가를 별도로 받는 2단계 허가제와 이를 통합한 인허가제를 병행 운영하고 있다며 SMR에도 이를 적용해야 규제 심사가 효율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 위원장은 "개발자 입장에서 여러 인허가 관련된 경로가 있다면 경로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건 가능할 것 같고 그런 차원에서라면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하나가 좋다고 하기는 어려운 점은 있지만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법 체제 갖춰야 한다는 점은 원론적으로 공감하고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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