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교전이 격화하면서 43만명 정도의 피란민이 국경을 넘어 인접한 시리아로 넘어갔다고 유엔이 전했다.
유엔 인도적업무조정실(OHCA)은 25일(현지시간) 상황 보고서를 통해 "레바논에서 벌어지는 적대행위로 국경을 넘는 피란민이 증가했다"며 "지난달 23일 이후 43만여명이 시리아로 넘어왔다"고 밝혔다.
OCHA에 따르면 이 4주간 시리아로 들어온 피란민 가운데 4분의 3은 시리아 국적자이고 나머지는 레바논 국민이었다. 전체 피란민 43만명 중 80%가 여성과 아동으로 파악됐다.
시리아에선 14년째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2011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정권 퇴진 시위를 강경 진압한 이후로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내전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와 이란이 정부군을, 미국과 튀르키예가 반군을 지원하면서 내전이 심화한 데다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까지 시리아에서 발호하며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내전으로 시리아를 떠나 레바논으로 유입한 이주민들이 또다시 전란을 피해 시리아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는 이 상황을 두고 "고통에 고통을 더하는 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시리아의 인도적 상황 역시 여전히 나쁘다는 게 유엔의 진단이다. OCHA는 "시리아에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이들은 1천600만명 이상이고 이 가운데 700만명 이상은 국내 실향민"이라고 설명했다.
내국인만으로도 구호가 절실한 시리아로 레바논 피란민까지 밀려들자 유엔은 긴급 대응자금 400만 달러(55억5천여만원)를 시리아에 추가 할당했다.
이미 배정된 구호 지원금까지 합치면 1천200만 달러(166억6천여만원)가 식량 지원과 임시 주거지 제공 등에 투입된다.
OCHA는 "레바논과 시리아를 잇는 주요 도로가 최근 공습으로 파괴됐다"며 "레바논 피란민까지 대거 들어오는 시리아에서 인도적 지원의 흐름을 방해하는 데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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