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작년 12월에 대권을 거머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취임 11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금융시장은 환호하는 반면 실물경제는 통곡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일간 클라린은 이번 주에 국가위험도가 5년 만에 1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지고, 비공식 달러 환율이 1225페소를 유지하면서 공식 환율과의 갭은 18.5%를 기록하고 있어, 투자자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10월을 만들어 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월부터 아르헨티나 국채 시세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자금 양성화와 미국 금리 인하로 인해 중앙은행이 10월 내내 달러 보유고를 강화할 수 있었던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시장은 밀레이 정부의 월 2% 크롤링 페그를 믿고 있으며, 그 이상의 평가절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 국고채(LECAPS)의 월 금리가 3.8% 점을 감안, 한 달간 달러로 1.8%의 이익을 볼 수 있는 캐리 트레이드로 시장은 환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기쁨에 젖어 있는 동안 실경제는 비탄에 빠져있으며, 소비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추락을 하고 있다면서, 밀레이 정부의 경제정책의 결과가 두 개의 상반된 얼굴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9월 대형마트 및 편의점 판매 감소는 20% 이상을 기록했으며, 연평균으로는 12∼15%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건축업은 -35.2%로 가장 많이 하락했으며, 화장실 건축 자재 판매는 무려 -57%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정부 당국자들은 불경기는 지난 4월 및 5월에 바닥을 쳤으며, 그 후로 개선이 되면서 경제가 회복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소비 회복은 너무나도 천천히 이뤄지고 있어, 아직 어두운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밀레이 정부는 현 월 3.5%인 물가상승률을 잡는 것에 주력하고 있으며, 동시에 급여 인상과 대출 확대로 소비자들의 구매력 증가시켜 소비를 활성화하겠다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환율이 안정되고 캐리 트레이드로 인한 금융 수입 일부가 낙수 효과를 발생시켜 가계 소득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경제 회복은 너무 더디고 연말까지 뚜렷한 경제회복세는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국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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