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부 방어망 뚫린 이란 결국 핵개발 속도 낼 수도"

입력 2024-10-28 11:30   수정 2024-10-28 17:19

"심장부 방어망 뚫린 이란 결국 핵개발 속도 낼 수도"
美언론,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공습 여파 분석
"단기적 전략성공…장기적으론 중동 더 위험해진다"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이란이 이스라엘과 대결에서 군사적 열세를 재확인하면서 결국 핵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을 해설하며 장기적 여파를 27일(현지시간) 이같이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대체로 대이란 공격이 '전략적 성공'이었다고 평가한다.
이스라엘은 이달 초 있었던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26일 새벽 이란의 탄도 미사일 고체연료 혼합 시설과 이란의 방공망 등을 집중 타격했다.
이 공격으로 이란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고체연료 시설에 큰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수도 테헤란을 방어하는 방공망이 파괴돼 심장부가 추후 공습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을 떠안게 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에서는 일단 만족스러운 반응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군사 목표 외에는 아무것도 타격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끝이기를 바란다"며 이란에 대응 자제를 촉구했다.
이란 역시 아직 뚜렷한 보복 대응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어 확전을 막을 수위 조절에 성공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당장은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을 자제해 확전을 피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중동을 더 큰 위험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YT는 이란이 보유한 러시아산 방공 시스템이 망가진 상황에서 이란 지도부가 유일한 방어 수단이 핵개발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안팎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이란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일방 탈퇴한 이후 꾸준히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도를 높여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핵무기 3∼4개를 생산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양의 중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탄도 미사일 생산 능력에 직격타를 입은 데다가 수도 방공망마저 공격당한 이란 지도부가 결국 '최후의 수단'인 핵무기 개발에 손을 뻗을 수 있다는 것이다.
NYT는 이란이 러시아나 북한 등의 도움을 받지 않을 때 현재 보유한 우라늄 연료를 실제로 핵탄두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최소 18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미 당국자들은 현재까지는 이란이 이처럼 핵무기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는 뚜렷한 증거는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 미 고위 당국자는 국가가 핵무기를 만드는 것은 자신이 위태롭다고 느낄 때라고 지적했는데 이것이 현재 이란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이란 내부에서는 이번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탄도 미사일 고체연료 혼합 시설과 주요 정유 시설 등을 보호하는 방공망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데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wisef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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