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공방어망 뚫린 이후 '핵개발 속도낼 것' 전망
네타냐후 "이란 핵폭탄 비축 노력" 경고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축으로 하는 국제비확산체제에서 가장 골치 아픈 두 나라가 북한과 이란이다.
북한은 이미 6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강행했고, 핵탄두 보유가 공공연하게 알려져있어 사실상 '핵보유국' 행세를 하고 있다.
이란은 당초 지난 2015년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독일과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을 체결했다. JCPOA는 이란 정부가 일정수준 이상의 핵 개발을 유예하는 대신 서방은 각종 제재를 풀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집권 기간 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이에 이란은 핵개발 프로그램에 적용됐던 제한 조치를 무시하고 우라늄 농축 수준을 끌어올렸다.
이란의 핵능력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이란이 6개월 안에 핵탄두 10개를 만들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지난 2일 보도했다.
지난 8월 IAEA 보고서에도 이란이 60%로 농축한 우라늄 비축량을 165kg으로 늘렸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이는 앞선 5월에 비해 20kg 늘어난 수준이다.
핵무기를 만들 때는 통상 90% 이상의 농축 우라늄이 사용되지만 우라늄 농축도가 60%라면 90%까지로 올리는데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핵무기를 만드는 데는 고농축 우라늄 확보 외에도 핵무기 설계와 기폭 시스템 등 다른 조건도 갖춰야 하는데 이란이 이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있다.
또 이란의 핵개발이 위험수준에 다다를 경우 중동내 유일한 핵보유국인 이스라엘이 이를 탐지하고 핵무장을 막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스라엘은 과거 시리아와 이라크의 핵무장을 막기 위해 해당 국가내 핵시설을 폭격한 적이 있다.
이스라엘은 이미 지난 26일 공습을 통해 이란의 탄도 미사일 고체연료 초정밀 제조장비 12개 등을 파괴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자국의 방어를 위해 핵무기 개발에 주력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현지시간) 크네세트(의회) 연설에서 "이란은 우리를 파괴하기 위해 핵폭탄을 비축하고 장거리 미사일, 대륙 간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은 언제든 전 세계를 위협할 수 있다"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명백한 이유로 이와 관련한 우리의 모든 계획과 조치를 여러분과 공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핵능력 제고와 이를 막으려는 이스라엘의 대응 등이 맞물려 중동의 긴장상태가 갈수록 악화하는 양상이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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