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대중국 정책 등서 변화 예상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일부 유럽연합(EU) 국가의 당국자들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남몰래 응원하고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유럽의 국방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으며 유럽 내 일각에서는 이런 변화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비록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정책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의 재등장이 유럽 내 방위력 증강과 대중국 강경정책을 끌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는 것이다.
6명의 EU 관리와 외교관은 트럼프 1기 때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트럼프의 재등장이 EU가 분열을 극복하고 하나로 통합해 나아가는 데 필요한 '쓴 약'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유럽에 적대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유럽은 국방비를 늘리고 대중국 정책을 명확히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시 유럽에 변화를 가져올 가장 확실한 분야는 국방과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 여러 차례에 걸쳐 유럽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해 미국의 군사적 보호를 공짜로 받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나토에서 손을 완전히 떼겠다는 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재선 다음 날 우크라이나의 동의 없이 분쟁을 끝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면 유럽에 대한 방위비 압박이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강력한 수준이 될 것이며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에 대한 협상도 완전히 바뀔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EU의 한 관리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자금 확대를 위한 유로본드 발행 문제를 놓고 내홍이 계속되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유로본드 반대 국가들도 힘을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10년간의 노력에도 크게 진전되지 않고 있는 EU의 금융계획도 비슷한 논리로 트럼프 재집권 시 진전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무역에서도 트럼프의 복귀가 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으며, 프랑스가 옹호해 온 보다 보호주의적인 접근 방식으로 EU가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경한 대중국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럽 내 대중국 강경론자들도 그의 재등장을 반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EU의 한 고위 관리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분명히 중국에 대한 더 강력한 접근 방식을 원하지만, 독일 등의 저항에 직면해 있다면서 트럼프의 재집권은 그에게 해를 끼치기보다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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