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정 19개월 단축한 '속도전'…2032∼2033년 1천400㎿급 원전 2기
신한울 1·2호기도 종합준공…"반도체 공장 2∼3개 돌릴 수 있는 규모"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30일 착공식을 연 신한울 원전 3·4호기는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착공한 신규 원전으로, '탈원전 폐기' 정책의 상징으로 꼽힌다.
당초 신한울 3·4호기는 2017년 2월 27일 발전사업 허가까지 받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신규원전 백지화와 원전의 단계적 감축 정책 등이 시행되면서 2017년부터 5년간 건설이 멈춰 섰다.
탈원전 폐기를 기치로 내건 윤석열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속도를 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새울 3·4호기, 신한울 1·2호기, 새울 1·2호기 등 직전 3개 원전 건설사업의 평균 실시계획 승인 기간이 30개월인 것과 비교하면 신한울 3·4호기의 경우 일정을 19개월가량 단축했다.
정부는 2022년 7월 '새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발표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결정한 데 이어, 산업부 등 11개 관계부처와 경상북도·울진군 등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11개월 만에 건설 재개 실시 계획을 승인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그간 중단됐던 건설 허가 심사를 놓고 집중적인 협의와 검토를 거쳐 지난달 12일 건설 허가를 최종 승인했다.
2016년 6월 새울 3·4호기(신고리 5·6호기) 이후 8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공사가 본격화한 것이다.
정부의 실시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2032∼2033년 경북 울진군 북면에 1천400㎿(메가와트)급 원전 2기가 신한울 3·4호기 이름으로 건설된다. 공사비는 약 11조7천억원이다.
현재 운영 중인 국내 원전은 26기로, 건설 막바지인 새울 3·4호기와 착공에 들어간 신한울 3·4호기까지 투입되면 향후 총 30기의 원전이 가동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날 신한울 1·2호기도 종합 준공식을 열었다.
신한울 1호기는 2022년 12월, 2호기는 지난 4월에 상업운전을 개시해 두 개의 원전이 한 쌍으로 지어지는 건설사업이 종합 완료됐다.
신한울 1·2호기는 국내에서 상업운전을 시작한 27·28번째 원전이다.
수출형 원전이기도 한 '차세대 한국형 원전' APR 1400이 7번째로 적용된 원전이다.
정부는 신한울 1·2호기 종합 준공으로 첨단산업 발전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에 대응해 안정적인 전력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하고 있다.
최신 반도체 생산공장 하나를 돌리는 데 1∼1.5GW(기가와트) 내외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한울 1·2호기가 생산하는 전력은 반도체 공장 2∼3개를 돌릴 수 있는 규모다.
특히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의 전력원은 끊임없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하는 만큼 날씨 등 변수와 관계 없이 일정한 전력을 생산해내는 원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무탄소 전원으로서 신한울 1·2호기의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
산업부는 신한울 1·2호기가 석탄 발전을 대체한다고 가정할 때, 매년 이산화탄소 배출을 1천790만t가량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연료의 94%가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여건에서 신한울 1·2호기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대신해 연간 137만t 이상의 LNG 수입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경우 연간 약 1조5천억원의 순수입을 대체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산업부는 "신한울 1·2호기 준공 및 3·4호기 착공은 최근 체코 신규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함께 원전 생태계의 '완전한 정상화'를 이룬 성과"라며 "정부는 K-원전산업이 정상화를 넘어 세계 최강국으로 거듭나도록 정책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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