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가격 기저효과 사라지며 3개월 만에 반등
ECB 인사 "서비스 물가 약간 끈적…금리인하 서두르면 안돼"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의 10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 대비 2.0% 오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독일 통계청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독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2.3%를 기록한 뒤 8월 1.9%, 9월 1.6%로 2개월 연속 중기 목표치 2.0%를 밑돌았으나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유럽중앙은행(ECB) 기준으로 환산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지난달 1.8%에서 이달 2.4%로 뛴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서비스 물가가 4.0% 올라 반등세를 주도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2.7%에서 이달 2.9%로 소폭 올랐다.
에너지 가격은 지난달 -7.6%에서 이달 -5.5%로 하락 폭이 줄었다. 식료품 역시 지난달 1.6%에서 이달 2.3%로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 정점을 찍은 에너지 가격이 급격히 안정된 데 따른 통계적 기저 효과가 점차 사라지면서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DK방크의 울리히 카터 이코노미스트는 슈피겔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목표 범위 안이라며 "2차 인플레이션의 시작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베렌베르크방크의 홀거 슈마이딩은 "끈적한 서비스 물가 인플레이션은 ECB에 경고 신호"라며 정책금리를 과도하게 내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31일 발표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10월 소비자물가 잠정치도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이날 유로존(0.4%)과 독일(0.2%)의 3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가 예상을 웃돌면서 ECB의 금리 경로를 둘러싼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장은 이날 유로존과 독일 경제지표가 발표된 뒤 ECB가 오는 12월 정책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24%로 반영했다. 기존에는 45%였다.
ECB 실세로 꼽히는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는 이날 경제 콘퍼런스에서 "서비스 물가가 약간 끈적하다"며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가시권에 있다고 해도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했다.
슈나벨 이사는 지정학적 긴장과 함께 내달 5일 미국 대선을 또 다른 변수로 꼽으면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통화정책에도 상당히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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