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토마호크 요청, 기밀인데 기사 어떻게 나왔나"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 원자력발전소를 장악할 수 있었으나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초 침공해 일부 영토를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는 파병된 북한군이 우선 전투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그들의 원자력 발전소를 점령하고 싶었다면 그렇게 할 수 있었지만 원치는 않았다"며 "우리는 그들이 자포리자 원전에 대해 한 것처럼 핵심 인프라를 점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쿠르스크 원전 장악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처럼 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개전 초기부터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에 기습적으로 쳐들어갈 당시 쿠르스크 원전을 장악해 자포리자 원전과 맞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쿠르스크와 국경을 맞댄 자국 수미주를 방어하고 완충지대를 조성하기 위해 선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쿠르스크주 쿠르차토프에 있는 원전은 현재 우크라이나군 점령지역에서 약 40㎞ 거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올해 초 미국 의회가 승인한 군사지원 가운데 아직 10%만 받았다며 빨리 집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토마호크 미사일을 요청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서도 "이 메시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파트너 사이에 기밀이 없다는 뜻"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비핵 억지력 패키지'의 일부로 사거리 1천500마일(약 2천400㎞)에 달하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공해 달라고 했으며, 미국 고위 당국자는 전혀 실현 불가능한 요구라고 말했다고 전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이것이 예방 조치라고 말했다. 그들은 '이것은 확전'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을 찾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초청과 장거리 미사일 사용제한 해제를 핵심으로 하는 일명 '승리계획'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가장 먼저 제시했다. 이후 서방 일부 정상들에게도 설명하고 지난 16일 자국 의회에서 발표했으나 일부는 계속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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