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까지 지난달 저점 대비 325% 급등
"미 대선 '리트머스 테스트'" 평가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대선 테마주'로 꼽히는 트럼프미디어 주가가 30일(현지시간) 20% 넘게 급락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순자산도 1조8천억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미디어 주가는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전날 종가 51.51달러를 찍었지만, 이날 하루에만 22.29% 하락해 40.0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회사 지분 약 57%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날까지만 해도 59억 달러(약 8조1천억원)가량이었던 그의 지분 순 평가 가치가 이날 하루 13억 달러(약 1조8천억원) 감소하면서 46억 달러(약 6조3천억원)로 줄어들었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이날 하락률은 지난 3월 트럼프미디어가 뉴욕 증시에 우회 상장한 이후 최대치로, 4월 1일의 하락률 21.47%도 뛰어넘은 것이다.
트럼프미디어는 실적이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아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따라 주가가 출렁이는 '밈주식'(온라인상의 입소문을 바탕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주식)으로 분류된다.
CNN은 이날 주가 급락의 배경이 명확하지 않고 트럼프미디어가 주가 하락과 관련한 주요 발표를 하지 않았다면서도, 일각에서는 기술적 요인이나 밈주식으로서의 모멘텀 상실 등으로 주가 급락을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미디어 주가는 3월 26일 장 중 한때 79.38달러로 급등했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24일 장중 11.75달러로 저점을 찍은 바 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 전망 속에 주가가 급반등,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3일 이후 전날까지 한 달여 만에 325%나 뛰어올랐다. 전날 기준 시가총액 103억 달러(약 14조2원)로 엑스(X·옛 트위터) 시총 추정액 94억 달러(약 13조58억 원)를 앞지르기도 했다.
웨드부시증권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펀더멘털 측면의 기업 가치는 머리를 긁적일 수준이지만 과거 게임스톱 등 다른 밈 주식들도 비슷한 경로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이어 "트루스소셜 사용자는 엑스 등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투자자들은 대선 경쟁의 '리트머스 테스트'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미디어 주가 하락에 베팅 중인 터틀자산운용의 매슈 터틀은 "주가 흐름이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거래전략에 달려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후 주가가 내려가고 낙선 시 주가는 제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CNBC 방송은 대선이 가까워져 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테마주가 변동성을 보인다면서, 트럼프미디어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애플리케이션 제작업체 펀웨어(Phunware)와 보수 성향 동영상 플랫폼 럼블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주가 변동성과 부실한 재무 상황 등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에게 위험성이 높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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