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부 이슬람 반군 내 전투로 최소 14명 사망

입력 2024-10-31 21:07  

필리핀 남부 이슬람 반군 내 전투로 최소 14명 사망
"반군 지휘관들 씨족간 토지 분쟁이 총격전 등으로 번져"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필리핀 남부의 이슬람 반군 내부에서 자체 갈등으로 무력 충돌이 발생, 최소 14명이 사망했다.
31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마긴다나오델수르주의 파갈룽간시에서 필리핀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의 두 지휘관과 수하 병력이 총기와 흉기로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최소 14명이 숨졌다고 현지 군부대 대변인인 로든 오번 육군 중령이 AP에 밝혔다.
오번 중령은 "두 교전 집단의 지도부와 협력해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전투가 한창일 때 대피한 주민 수십 명이 마을로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군은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이 지역에 병력을 배치했으며 교전 현장에서 소총 5정을 압수했다.
압딜라 마마사불로드 파갈룽간시 부시장은 다른 목격자들을 인용해 최대 19명이 숨졌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MILF 지휘관들이 각자 속한 두 씨족이 약 2.9㎢의 농지 소유권을 놓고 오랫동안 다투다가 전투로 번졌다고 설명했다.
AFP는 현지 구조대원을 인용해 18명이 교전 현장에서 사망했고 1명은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숨졌으며, 주민 약 2천명이 피란했다고 전했다.
1970년대부터 분리주의 무장투쟁을 벌여온 MILF는 2014년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었다.
이를 통해 정부가 민다나오섬에 설치한 이슬람 임시 자치정부인 '방사모로 과도당국'(BTA)과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역'(BARMM) 구성에 참여했다.
MILF는 이후 2019년 9월부터 평화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무기 반납을 시작했지만, 무장 해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여전히 총기를 보유한 MILF 병력이 수천 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슬람국가(IS) 계열 무장단체 아부 사야프의 잔당 등이 여전히 활동하면서 필리핀 남부에서는 총격전이나 살인, 납치 등 강력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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