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리아 항구 정박…인권단체 "이스라엘 전쟁 지원용" 소송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이집트 항구에 도착한 독일 화물선에 실린 군용 폭발물이 이스라엘로 흘러들어갈 수 있고, 가자지구 전쟁에도 쓰이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의 선박은 그간 여러 나라 항구를 전전하다가 최근 폭발물 150t을 싣고 이집트 항구에 정박했다는 것으로, 관련국과 업체들은 일제히 이를 부인 중이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같은 의혹을 제기한 쪽은 인권단체 ELSC(European Legal Support Center) 변호사들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3명을 대리하고 있다.
ELSC는 지난달 30일 독일 베를린 법원에 낸 소송에서 독일 국적 화물선인 MV 카트린(MV Kathrin)이 군용 폭발물 150t을 수송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이 화물선은 앞서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항구에 지난 28일 정박했으며, 이스라엘의 최대 군수 업체인 엘빗 시스템즈(Elbit Systems)에 폭발물을 전달하려는 것이라는 게 ELSC의 주장이다.
특히 이 폭발물은 RDX(Research Department Explosive)로 지목됐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화약인 TNT보다 점화속도가 50배에 달해 폭발력이 더 강하지만 비교적 안전하고 제조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LSC는 문제의 폭발물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쓰여 전쟁 범죄와 민간인 피해를 부를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또한 이 화물선은 이스라엘로 전달할 폭발물을 싣고 있어서 앙골라, 슬로베니아, 몬테네그로, 몰타를 포함한 여러 아프리카와 지중해 항구에서 줄줄이 입항을 거부당했다고도 ELSC는 지목했다.
화물선 선주인 독일의 루베카 마리네(Lubeca Marine)는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으며, 엘빗 측은 이와 관련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이집트 군당국도 성명을 내 "이스라엘과 어떤 협력도 없다"고 밝혔으며, 이집트 교통 당국은 31일 성명에서 화물선이 이집트 군수 생산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별개로 이스라엘군은 30일 이집트 영토에서 밀수 무기를 싣고 날아오는 드론 한 대를 격추했다고 31일 주장했다.
그러나 이집트 당국은 이같은 주장을 부인하면서, 가자지구나 이스라엘로 무기가 밀수된다는 정황은 보고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와 맞댄 이집트 지하땅굴을 통해 무기를 밀수한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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