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타임라인 집중 규명…이번주 정정요구 전망도
이르면 이달 중 회계심사 감리 전환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고려아연[010130]의 유상증자 관련 부정거래를 조사하는 금융당국이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진행 사이 타임라인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사 진척에 따라 향후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최윤범 회장까지 조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주관사이자 유상증자 모집주선인인 미래에셋증권[006800] 현장검사를 통해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관련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실사, 회사채 발행 검토 등과 관련한 타임라인을 금감원에 제출했고, 금감원은 이를 토대로 미래에셋의 고려아연 관련 업무 자료와 기록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같은 IB(기업금융)팀에서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업무를 함께 맡았다.
금감원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공개매수로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이를 유상증자로 상환할 것이라는 계획을 함께 세웠다면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본다.
금감원은 우선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지난달 23일) 이후 유상증자 공시(30일 오전)까지 만 4영업일 동안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과 내부 승인, 법률 자문, 증권신고서 작성 등이 불가능한 일정이라고 판단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결정 및 업무 집행은 통상 1∼2개월이 걸린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전 계획이 없었다면 상식적으로 어려운 일정이고, 미래에셋증권 역시 이를 몰랐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검사와 조사를 통해 일정 관련 타임라인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정거래 혐의가 파악되면 조사 대상은 자연스레 이사회 의장인 최윤범 회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사전에 계획했다면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최윤범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의 지시 혹은 결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수사기관에 빠르게 이첩할 예정인데, 최윤범 의장 역시 조사대상 및 검찰 통보대상에 오를 수 있다.
부정거래 조사 외의 고려아연에 대한 공시 심사, 회계 감리 등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관련 증권신고서는 이달 14일 효력이 발생하므로, 금감원은 그 기간 내 정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번 주 내로 금감원이 정정 요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4영업일 만에 유상증자 결정과 증권신고서 작성을 모두 했다는 입장인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고민은 아무것도 안 했다는 얘기를 실토한 셈"이라며 "금감원의 정정 요구가 기한 내 최대한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중순 고려아연과 영풍[000670] 관련 회계심사에 착수해 회계처리기준 위반 개연성이 높은 다수의 회계처리 사실을 확인한 만큼 정식 감리 전환 여부도 조속한 시일 내 결정할 예정이다.
통상 회계심사 착수 후 감리 전환까지는 3∼4개월이 걸리지만, 이르면 이달 안에 감리 전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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