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주요언론 사칭…"민주적 절차 훼손·선거제도 불신 조장"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2일(현지시간) FBI에서 나온 정보라고 속여 미국 대선과 관련해 허위 정보를 퍼트리는 영상 2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FBI는 엑스(X·옛 트위터)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문제의 영상 중 하나는 FBI가 선거 사기를 저지른 3개의 연결된 단체를 파악했다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그 엠호프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5일 대선을 앞두고 나도는 이 같은 허위정보는 민주주의 기반인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제도를 본질적으로 위협하는 선전으로 우려를 산다.
FBI는 "이들 영상은 FBI가 제공한 것이 아니며, 영상에 나오는 내용도 거짓"이라며 "FBI 활동에 대한 허위 내용으로 대중을 속이려는 시도는 우리의 민주적 절차를 훼손하고 선거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지역 선거 사무소와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선거 및 투표 정보를 찾을 것을 권장한다"고 촉구했다.
FBI는 영상이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해선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영국 BBC 방송은 FBI가 경고한 영상은 자사 검증전담팀(Verify)이 그간 추적한 수백건의 선거 관련 허위영상 중 일부와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BBC는 러시아 기반 조직이 이런 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영상 제작자들은 정보 출처가 미국 정부 기관이나 BBC, 프랑스24, 폭스뉴스 등 유명 언론인 것처럼 보이도록 '설득력 있는' 그래픽과 문서를 사용했다.
문제의 영상들은 지난 몇 달간 거의 매일 온라인에 게시됐으며, 최근에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거짓 주장을 펼치거나, 사회정치적 불안과 '내전'을 소재로 하는 영상들이 주로 나왔다.
핀란드의 온라인 분석회사 체크퍼스트는 이들 영상이 러시아 내 마케팅 대행사와 IP 주소, 텔레그램 채널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FBI는 전날 국가정보국장실(ODNI),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과 함께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행위자들이 최근 아이티 출신이라고 주장하며 조지아주의 여러 카운티에서 불법적으로 투표하는 사람들을 날조한 동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미 정보당국은 지난달 25일에도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주요 카운티에서 투표용지가 찢어지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러시아 측 제작물이라는 판단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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